[정명의기자] 6연패의 늪에 빠진 LG 트윈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
LG는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매치에서 3-10 완패를 당했다. 6연패를 당한 LG는 13승17패로 9위 자리에 머물렀다. 어느새 5할 승률에서 승수가 패수보다 4개나 적게 됐다.
분명 시즌 최대 위기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LG의 희망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봉중근에게서 찾을 수 있다. 개막 이후 부진을 거듭해 왔던 봉중근이 최근 확연히 살아난 구위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봉중근은 시즌 첫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마쳤다. 앞선 10경기에서 봉중근은 5.2이닝을 소화하며 안타 15개, 볼넷 5개를 내준 바 있다. 이닝 당 3명 이상의 주자를 출루시켰던 봉중근에게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3-4으로 뒤지던 9회초 등판한 봉중근은 김지수를 유격수 땅볼, 문우람을 좌익수 뜬공, 이택근을 2루수 땅볼로 깔끔히 처리했다. 단순히 기록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5㎞까지 나왔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각도 날카로웠다.
양상문 감독도 봉중근의 회복 기미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양 감독은 "봉중근의 구위가 거의 회복된 것 같다"며 "구속도 많이 올랐고, 팔 스윙도 좋아졌다. 이제는 세이브 상황에 등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봉중근의 회복세가 연패에 빠진 LG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봉중근이 LG 마운드의 구심점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잘 버텨왔지만 LG 마운드는 분명 기대만큼의 강력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봉중근의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봉중근이 불안하니 뒷문이 헐거워졌고, 이는 전체적으로 LG가 초반 레이스를 힘겹게 풀어나가게 만들었다. 확실한 지키는 야구가 어려워지면서 타선이 갖는 부담감도 더해졌다.
구심점이란 곧 리더를 의미한다. 올 시즌 투수조 조장은 이동현이지만 지금껏 LG 마운드의 리더 역할을 해왔던 선수는 봉중근이다. 리더의 기가 꺾이니 마운드의 힘을 한 데 집중시키기가 어려웠다.
부상으로 빠져 있던 류제국과 우규민도 조만간 1군에 합류할 전망. 이는 봉중근의 회복세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디어 LG 마운드의 전력이 모두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LG 출신 모 선수는 "최근 LG는 공수에서 구심점이 없어 보인다"며 "그동안 투수 쪽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봉중근이 어려움을 겪었고, 타선에서도 베테랑들이 대부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LG의 하락세 이유를 진단했다.
마운드의 구심점 문제는 해결 조짐이 보인다. 문제는 타선의 구심점이다.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이른바 '빅4'가 좋은 성적을 내줘야 하는데 정성훈을 제외하면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5일 현재 정성훈이 3할5푼6리의 타율을 기록 중인 가운데 이병규가 2할, 박용택이 2할7푼7리, 이진영이 2할5푼3리의 타율에 머물고 있다. 분명 시즌 전 이들에게 기대했던 성적표가 아니다.
여전히 LG 타선에는 베테랑의 비중이 높다. 아직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베테랑들이 제 몫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신예들이 경험을 쌓는 것이 이상적인 세대교체라고 할 수 있다.
마운드는 반등을 위한 퍼즐을 하나 씩 맞춰나가며 희망을 싹틔우기 시작했다. 시급한 과제는 타선의 구심점이 돼야 할 선수들의 부활이다. 형님들이 쳐줘야 동생들도 따라 칠 수 있다. 그래야 팀도 산다. LG는 아직 그런 팀이다. 벌써 30경기나 치른 상황, 더 늦으면 안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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