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4龍'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동반 진출은 꿈으로 그칠 것인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끝났다. 성남FC, 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등 K리그 4팀의 상황은 제각각이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출전 4팀 전원 16강을 이뤄냈고 8강 역시 함께 가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1차전을 홈경기로 치러 2차전은 모두 원정에 나서야 하는 가운데 현 상황으로는 두 팀 정도 8강 진출 가능성을 점져볼 수 있다.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은 성남FC다. 성남은 '부자구단'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2-1로 이겼다. 경기 내용에서 희망을 찾았다.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경기를 치렀고 또 이겼다는 점에서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성남은 무엇보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광저우의 기후와 광적인 홈팬들의 열기를 고려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광저우 공수의 핵 엘케손과 김영권도 몸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1차전 승리가 성남에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공격수 굴라트를 빼면 중국 대표팀을 상대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성남은 조직력을 앞세워 승리를 일궈냈다. 투자 거품을 걷어내고 보면 광저우도 그리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팀이라는 자체 진단도 있었다. 주장이자 맏형인 김두현이 보여준 자신감이 성남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김학범 감독의 꼼꼼한 분석은 8강 진출 전망에 힘을 보탠다. 누구보다 냉정한 김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은 2차전을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1차전 때의 경기력만 보여줘도 성공적이다. 조르징요, 히카르도 등 외국인 선수들이 골 감각을 찾은 것도 고무적이다.
전북 현대는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클래식 12라운드를 치르고 베이징 궈안(중국)과 원정 경기를 하러 떠난다. 더블스쿼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인천전을 치러도 베이징전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
홈에서 1-1로 비겼지만 에두, 이동국, 에닝요, 레오나르도로 구성된 F4의 폭발력을 고려하면 2차전 승리를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다. 이동국이 1차전에서 다리 근육에 이상이 생겨 일찍 교체됐지만 2차전까지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1차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너무 염두에 두다 전북답지 않은 경기를 했다는 점도 충분히 반성했다. 비기더라도 2골 이상을 넣으면 8강 티켓을 손에 넣는다는 점에서 특유의 '닥공'으로 나서야 한다. 조별리그 산둥 루넝(중국) 원정에서도 4-1로 대승을 거두는 등 원정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홈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2-3으로 패한 수원 삼성은 원정 다득점 부담이 크다. 3실점이나 한 것이 치명적이다. 수원이 8강을 가려면 2-0 이상의 승리 외에는 답이 없다. 실점하게 되면 무조건 3골 이상을 넣어야 한다.
2차전을 준비할 일주일의 여유를 얻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그동안 수원은 사나흘 간격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가시와와의 1차전 패배는 앞서 FA컵 32강전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한 후유증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번에는 피로회복 기간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올 시즌 대부분 경기에서 실점하고 있는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FC서울은 기적을 바라야 하는 처지다. 감바 오사카(일본)에 1-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지키기에 급급하다가 치명상을 입었다. 원정에서 3-0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점에서 확률상 4팀 중 8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낮다.
무조건 공격하는 것 외에는 해법이 없다. 김현성, 몰리나, 에벨톤, 윤일록 등 극단적인 공격 조합으로 감바를 상대해야 한다. 수비도 재미를 봤던 플랫3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별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원정에서 종료 직전 몰리나의 결승골로 3-2로 승리하며 웃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더 분발해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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