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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로 맞교환 인삼공사-도로공사, '빅트레이드' 성사될 뻔


김해란-임명옥 1대1 트레이드…이성희 KGC 인삼공사 감독이 먼저 요청

[류한준기자] 여자프로배구 KGC 인삼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주전 리베로를 서로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최근 단행했다. 김해란이 인삼공사로 가고 임명옥이 도로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두 선수 모두 원소속팀에서 부동의 주전 리베로였다. 김해란은 실업시절이던 지난 2002년 도로공사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줄곧 한 팀에서 뛰었다. 그는 남지연(IBK 기업은행)과 함께 오랫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 리베로로 활약했다. 한국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전문 수비수 중 한 명이다.

임명옥은 남지연과 김해란의 그늘에 가려있긴 하지만 그동안 인삼공사에서 충분히 제몫을 했다. 소속팀이 프로 출범 이후 그동안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가운데 두 번을 함께했다.(프로원년이던 2005시즌 우승 당시 주전 리베로는 이수정이었다)

김해란과 임명옥의 이번 맞트레이드는 인삼공사가 먼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 인삼공사 감독은 "김해란 영입을 먼저 요청했고 임명옥 카드를 제시한 게 맞다"고 확인했다.

당초 두 팀은 좀 더 큰 그림을 그렸다. 리베로 맞교환이 아닌, 서로 팀 전력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대형 트레이드를 실시하기로 합의를 했다. 이성희 감독은 "우리쪽이나 도로공사 모두 센터 보강이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이성희 감독에게 제안을 받은 이호 도로공사 감독은 바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3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추가로 다른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인삼공사측에서 난색을 표했다. 트레이드를 하기에는 팀의 출혈이 크다고 판단되는 선수가 도로공사가 제시한 카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호 도로공사 감독은 "레프트 자원이 많은 편이라 정리가 필요했다"며 "인삼공사측에 2대3 또는 3대3 정도로 트레이드 의사를 물어봤는데 서로 입장 차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성희 감독도 "서로 높이 보강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은 있었지만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가 어려웠고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양 팀간 트레이드 건은 물건너간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각자 같은 시각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팀의 변화였다. 이성희 감독은 "(임)명옥이도 그동안 팀에서 잘 해줬고 힘든 시기도 함께 거치는 등 고생이 많았다"며 "그러나 그동안 팀이 갖고 있는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선 김해란과 같은 구심점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인삼공사는 리드하고 있던 경기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했다. 수비가 불안해지면서 연속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성희 감독은 김해란 영입으로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를 원했다.

서남원 감독에 이어 새롭게 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은 이호 감독 역시 선수단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지난 시즌 기록을 자세하게 살펴봤다"며 "그 결과 김해란을 대신해 임명옥이 와도 수비나 리시브 라인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임명옥은 2014-15시즌 디그 부문 1위에 올랐다. 29경기에 나와 730개의 디그를 시도해 605개를 성공시켜 세트당 평균 5.762개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20경기에만 나선 김해란이 세트당 평균 5.387개로 임명옥에 이어 2위였다.

이호 감독은 "우리팀과 인삼공사가 선수 구성은 다르지만 기록상 리시브에서 임명옥이 김해란보다 좀 더 나았다"고 했다. 임명옥은 지난 시즌 리시브 성공률 53.29%를, 김해란은 51.29%를 각각 기록했다. 두 감독은 리베로를 맞교환하자며 다시 의견을 교환했고 결국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김해란과 임명옥은 현재 새로운 소속팀에 합류해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는 트레이드를 통한 이적 공시를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한편 김해란은 현재 재활 중에 있다. 지난 1월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 도중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고 수술을 받았다.

이성희 감독은 "김해란의 복귀는 긍정적"이라며 "병원 소견서도 다시 한 번 검토했고 팀 의무트레이너도 상태를 살폈다. 당장 팀 훈련을 소화할 순 없지만 2015-16시즌 코트에 나서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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