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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돋는 이승엽의 '4년 전 국내 복귀 각오'


2011년 12월 한국 복귀 결정하며 "400홈런, KS 5연패' 목표로 밝혀

[정명의기자] "홈런 400개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5연패 멤버로 남는 것."

4년 전 일본에서의 활동을 청산하고 한국 무대 복귀를 결정하며 '라이언킹' 이승엽(39, 삼성 라이온즈)이 밝힌 목표다. 당시로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 목표들이었지만 이미 이승엽은 그 중 하나를 달성했고, 나머지 하나의 목표도 거의 완성돼 가고 있다.

이승엽이 대망의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했다. 지난 3일 포항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개인 통산 홈런 숫자 400개를 채웠다. 스스로의 목표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대기록이다.

이승엽은 8년 간의 일본 생활을 끝내고 지난 2011년 12월 전격적으로 한국 복귀를 선언했다. 소속팀은 당연히 일본 진출 전 몸담았던 친정팀 삼성. 당시 이승엽은 복귀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나는 개인적인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팀을 위한 것이었다.

이승엽은 은퇴 전 이루고 싶은 기록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크게 없다. 홈런 400개 정도 하고 싶다"며 "(류중일) 감독님이 (한국시리즈) 5연패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이제 4번 남았는데 그 멤버 안에 내 이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개인적인 목표를 밝히면서도 결국엔 팀 성적에 더 비중을 두고 싶다는 뜻이 고스란히 전해진 말이었다.

이승엽은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던 2012년 한국 나이로 37세였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기록한 홈런 수는 324개. 마흔이 가까워진 나이에 76개의 홈런을 더 때려내야 400홈런을 채울 수 있었다. 이승엽의 나이와, 일본 생활 막바지 보여준 부진을 고려하면 정말 쉽지 않은 목표로 보였다.

삼성의 상황 역시 류중일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1시즌 우승하며 이제 겨우 통합우승을 한 차례 차지했을 뿐이었다. 5연패까지는 4번의 우승이 더 필요했다. 한 번 하기도 어려운 것이 우승이다. 류중일 감독의 바람과 그것을 공개적으로 목표로 삼은 이승엽의 발언은 다소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책임감 없이 말을 내뱉는 사나이가 아니었다. 복귀 첫 시즌이던 2012년 곧바로 21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더니 2013년 13홈런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회춘한 듯한 파괴력으로 32홈런을 몰아쳤다. 그리고 올 시즌, 벌써 10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제 이승엽은 450홈런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400홈런보다 더 어려워 보였던 삼성의 5연패 역시 꿈이 아니다. 이승엽은 복귀를 앞두고 "내가 없을 때 우승을 해서 사실 부담스럽다"고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이승엽이 가세한 삼성은 더욱 무서운 팀이 됐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통합우승 행진을 이어간 삼성은 KBO리그 사상 첫 통합 우승 4연패를 이뤄냈다.

올 시즌 삼성이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면 이승엽의 목표는 모두 이루어지게 된다. 올 시즌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치고나가며 5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3일 현재 삼성은 33승20패로 2위 두산에 2경기 차 앞선 단독 선두다. 승패 마진을 벌써 +13까지 벌어놨다. 시즌 전 예상대로 강력한 우승후보의 모습이다.

오랜만에 고국의 팬들 앞에서 뛰게 되면서 립서비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는 이승엽의 목표였다. 하지만 이승엽은 기어코 400홈런 목표를 이뤄냈고 팀의 5연패를 향해 뛰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다. 한다면 하는 사나이 이승엽. 괜히 살아있는 레전드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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