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 없는 브라질, 월드컵 악몽 재현

[이성필기자] 1년 전이나 현재나 브라질의 약점은 해결되지 않았다.

브라질은 28일 오전(한국시간) 칠레 콘셉시온에서 열린 2015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파라과이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골잡이 부재가 치명적이었다. 확실한 한 방을 가진 공격수가 없었던 브라질은 전반 15분 호비뉴(산토스)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갔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불안하게 승부를 이어가다 후반 27분 티아구 실바(파리 생제르맹)의 어이없는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1-1 무승부가 됐고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 부재가 너무나 컸다. 네이마르는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로 남미축구연맹으로부터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공격을 제조하고 결정짓는 네이마르가 없으니 패스 전개는 뻔했다. 파라과이는 브라질의 패스 길목을 차단하고 역습으로 흔드는 등 비교적 편안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호베르투 피르미누(호펜하임)를 원톱에 배치하고 호비뉴, 필리페 쿠티뉴(리버풀), 윌리안(첼시)을 내세운 전략은 실패에 가까웠다. 동선이 겹치거나 투박하게 돌파하다 막히는 장면이 계속됐다.

브라질은 1년 전인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공격수 기근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고비마다 실바나 다비드 루이스(파리 생제르맹) 등 수비수들이 골을 넣으며 브라질을 위기에서 구했다. 그러나 8강 콜롬비아전에서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4강 독일전에서 1-7로 대패하는 쓴맛을 봤다.

심리적 충격을 받은 브라질 선수들은 울기 바빴고 네덜란드와의 3, 4위전에서도 공격수 부재를 만회하지 못하며 0-3으로 완패했다. 대안과 창의력이 사라진 브라질은 강호들의 먹잇감이 됐다.

강한 브라질이라는 취임 일성을 앞세운 둥가는 공격수 발굴에 열을 올리며 월드컵 이후 치른 10번의 평가전을 모두 이기는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공격수난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코파 아메리카에 나섰고 또 한 번 민낯을 드러냈다. 네이마르 부재에 대한 대안 마련과 공격수 육성이라는 과제를 받아든 둥가 감독과 브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