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순위가 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있는 K리그 클래식에서 유독 울산 현대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27일 성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0-1로 패했다. 윤정환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점점 호흡이 맞아가고 있는' 김신욱, 양동현 투톱을 앞세우고도 졌다.
11개 팀을 모두 만난 뒤 반환점을 한참이나 돈 상황에서 울산은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최근 3경기 상대였던 전북 현대(1-2 패), 인천 유나이티드(1-1 무), 성남(0-1 패)과 첫 번째 만남에서의 점수와 결과가 두 번째에서도 똑같았다는 점이다.
올 시즌 울산은 윤정환 감독이 부임한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패스마스터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보강되면서 공격진이 질적으로 향상됐다. 김신욱이 먼저냐 양동현이 먼저냐를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할 정도다.
그러나 반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4승 8무 6패(승점 20점)로 9위에 있다. 시즌 전 울산과 함께 상위권으로 분류됐던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등 주요 팀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28일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전 시티즌에 최소 무승부라도 거둔다면 10위로 추락한다.
승리 경험이 적은 윤정환 감독은 앵무새처럼 똑같은 경기 소감만 늘어놓고 있다. "실점 시 상대와의 경합에서 밀렸다"라거나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라며 결정력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윤 감독은 화끈한 공격 한 번으로 상대를 눌러버리는 '철퇴축구' 울산에 '철퇴타카'로 변화를 시도했다. 묵직한 공격에 패스가 가미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계산에 깔린 것이다. 그런데도 경기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물론 윤 감독도 할 말은 많다. 우즈베키스탄 A대표팀에 합류했던 제파로프는 오른 무릎 아래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이재성도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남전에서는 유준수가 퇴장 징계로 나서지 못했다. 이 와중에 김신욱과 김승규의 이적설이 터졌다.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타 구단과 비교하면 선수단 구성은 화려하다. 성남전에 교체 명단에 들어 있었던 김영삼, 김근환, 구본상 등은 타 구단에서는 충분히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 김신욱의 경우 이미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을 떠나는 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멤버 변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리빌딩을 시도 중이라는 첫해 치고는 너무나 빈곤하다.
울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경기력이 나쁘다는 평가를 들으면 해결책은 둘 중 하나다. 지도자와 선수 간의 신뢰도를 높이거나 훈련 강화를 통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체감하는 것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울산의 갈 길은 더욱 멀어 보인다. 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 등 만만치 않은 상대와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후에도 FA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갔던 대전 시티즌이나 전반기 어렵게 이긴 광주FC도 복수를 벼르고 있다. 뾰족한 해결 방안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윤 감독은 시즌 초반 "경기 내용도 내용이지만 팀 성적이 좋아야 관중도 더 많이 온다"라며 결과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팀 마케팅과 성적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울산은 올해 프런트가 젊어지고 각종 정책 변화 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올 시즌 10경기 평균 관중은 5천516명으로 12개 구단 중 7위다. 9경기까지는 평균 5천781명이었다. 더 깎아 먹지 않으려면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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