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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올스타전…불꽃만큼 아름답던 손민한 뒷모습


올스타전 투수 최고령 등판 신기록, 7년만의 출전과 남다른 의미

[정명의기자] 손민한(40)은 올스타전 경기가 끝난 뒤 홀로 덕아웃에 남았다. 그리고는 감상에 젖은 듯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불꽃을 바라봤다.

손민한에게는 지난 18일 수원에서 열린 '2015 KBO 올스타전'이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전국구 에이스'로 활약하던 시절 2000년부터 2008년까지 7차례나 밟았던 별들의 잔치. 그러나 이후 어깨 부상 등으로 은퇴의 기로에 놓였다 NC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그리고는 올 시즌, 2008년 이후 7년만에 다시 올스타전 무대를 찾았다. 감독 추천으로 나눔 올스타팀(넥센, NC, LG, KIA, 한화) 출전 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4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을 기록한 것. 계속되는 1사 1,3루에서 김강민(SK)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1루 주자 김재호(두산)까지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손민한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0.2이닝 3피안타 1실점. 손민한이 남긴 올스타전 성적이다. 그러나 성적은 중요치 않았다. 재기에 성공한 그가 다시 한 번 올스타전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이날 40세 6개월 16일의 나이였던 손민한은 올스타전 투수 최고령 출장 신기록(종전 2000년 LG 김용수 40세 2개월 21일)을 수립했다.

홀로 불꽃놀이를 바라보던 손민한. 그는 "마지막이란 것이 씁쓸하기도 하면서 옛날 생각도 나고, 젊었을 때 생각도 난다"며 "김경문 감독님이 추천을 해주셔서 다시 출전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올스타전이었다"고 말했다. 야구장의 조명 때문인지 손민한의 눈가는 촉촉해 보였다.

같은 팀 선수들은 모두 라커룸에 들어가거나 그라운드에 나가 있는 가운데 손민한은 홀로 야구장의 불꽃을 바라보며 옛 생각을 떠올렸던 것이다. 그렇게 불혹의 올스타는 의미있는 7년만의 올스타전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이번 올스타전이 손민한에게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아버지의 올스타전'이었다. 이날 손민한은 중학생 큰아이와 초등학생 둘째를 경기장으로 초청했다. 경기 전에는 덕아웃을 찾은 두 아이를 직접 챙기며 경기장 곳곳을 함께 돌아다니기도 했다.

손민한은 "애들이 야구를 잘 모른다. 그동안 야구장을 잘 안데려왔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아빠가 야구선수였다는 것을 알겠죠"라고 말했다. 아버지로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모습을 두 자녀에게 보여준 손민한이다.

과연 손민한에게는 이번 올스타전이 마지막일까. 올 시즌 손민한은 불혹이 넘는 나이에도 8승4패 평균자책점 3.80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대로라면 또 한 번 올스타전 출전에 도전해 볼 수도 있겠지만 손민한은 "마지막이겠죠. 올해로"라며 어떤 미련도 보이지 않았다.

홀로 불꽃놀이를 지켜보던 노장의 뒷모습. 최고령 출전 신기록에 아버지의 올스타전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밤하늘의 불꽃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조이뉴스24 수원=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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