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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한국도로공사 감독 "지난 시즌은 잊자" 강조


컵대회 통해 사령탑 신고식…수비 및 리시브 강화에 방점

[류한준기자]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는 오프시즌을 다사다난하게 보내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던 서남원 감독이 팀을 떠났다. 후임 사령탑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이호 전 우리카드 코치가 감독으로 선임됐다.

현역 선수시절 여오현에 앞서 '월드리베로'라는 호칭을 들었던 이호 감독은 현대건설(여자부)과 우리카드(남자부)에서 지도자 수업을 했다. 하지만 사령탑 경험은 없었다.

도로공사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바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그런데 도로공사는 가장 마지막인 6순위 지명권을 뽑았다. 이 감독은 "난처하더라"고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당시를 되돌아봤다.

도로공사는 레즐리 시크라(미국)를 뽑았다. 이 감독은 "미국에서 봤을 때보다는 낫다"고 시크라의 인상에 대해 전했다. 시크라는 지난주 팀에 합류해 기존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달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청주에서 열린 2015 KOVO(한국배구연맹) 프로배구대회다. 도로공사는 같은 조에 속한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에게 각각 1-3으로 져 결승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이 감독은 입맛이 썼다. 하지만 선수들을 다그치진 않았다.

그는 "컵대회 성적이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IBK 기업은행에게 챔피언결정전에서 밀렸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저력이 있는 팀"이라며 "하지만 선수들이 지난 시즌 성적을 잊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시급한 과제는 해결사 부재다. 도로공사는 이효희(세터) 정대영, 장소연(이상 센터)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비롯해 황민경(레프트) 하준임(센터) 등 중고참 선수들까지 멤버 구성이 헐거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3시즌 동안 외국인선수로 뛴 니콜 포셋(미국)의 원맨팀이나 마찬가지였다.

바뀐 외국인선수 선발 규정 때문에 니콜과는 눈물의 이별을 했다. 이제는 니콜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 감독은 "그렇기 때문에 국내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더 힘을 내야 한다"고 했다.

시크라는 아직 검증이 안된 상황. 어차피 정규시즌이 시작돼야 갖고 있는 기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정원, 고예림, 하혜진 등 신인급 선수들을 포함한 국내 선수들이 니콜이 빠져나간 틈을 메워야 한다.

이 감독은 전문 수비수 출신답게 수비와 서브리시브를 강조한다. 그는 "서남원 감독께서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두 가지(수비, 리시브)가 모든 플레이의 출발"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도로공사는 오프시즌 변화가 생겼다. 연고지를 성남에서 경북 김천으로 옮겼다. 새로운 전용체육관과 숙소로 이동했고 리베로도 김해란에서 임명옥으로 바뀌었다. KGC 인삼공사와 트레이드를 통해서다. 임명옥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리시브에서 좀 더 안정을 찾기 위해서다.

도로공사는 컵대회에서 세트당 평균 리시브 정확 7.250개를 기록했다. GS 칼텍스(9.857개) 흥국생명(8.000개)에 이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디그는 세트당 24.500개로 부문 1위에 올랐다. 전체 수비(디그성공+리시브정확-리시브실패/세트수)에서는 31.750으로 2위에 자리했다. 몇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기록상 사령탑이 원하는 방향으로 팀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 감독은 "아직은 어떤 색깔을 내겠다고 마음 먹은 건 아니다"며 "전임 서 감독님이 그렸던 그림과 큰 차이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변화를 준 부분은 분명히 있다. 수비 연습 시간을 대폭 늘렸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는 이 부분을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제법 따라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연습 시간 말을 많이 하진 않는다. 물론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이것저것 지시도 많이 내렸다. 그러나 의욕이 앞선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이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긴 하지만 기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시즌 개막이 2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과 견줘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감독도 그런 부분을 잘알고 있다. 그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색깔을 입히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조이뉴스24 김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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