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포항전에 이근호를 임대 영입 후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웠다.
이근호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엘 자이시(카타르)로부터 6개월 단기 임대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당초 등록이 늦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는 뛸 수 없었지만 부상자 발생으로 교체가 가능한 규정이 적용돼 이근호는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활용 가능해졌다.
지난 12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전북 데뷔전을 가졌던 이근호는 이날 포항전에는 선발로 나서 후반 21분까지 뛰었다.
처진 공격수로 출발한 이근호는 오른쪽 날개로도 이동하는 등 멀티 포지션 능력을 보여줬다. 스피드가 좋은 이승현,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는 이재성 등과 자주 자리를 바꿨다.
이근호의 의욕은 넘쳤다. 전반에는 힘이 있었다. 15분께 오른쪽 옆줄을 타고 돌파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포항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기 위해 중앙 미드필더 황지수와 경합하는 등 투지도 충만했다.
하지만, 세기가 부족했다. 소위 '경기 체력'이 아직 완벽하지 않아 볼이 와도 받지 못하거나 상대에게 뺏기는 등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후반 8분 루이스가 투입된 뒤에는 이근호가 오른쪽 날개로 빠졌다. 포항의 삼각 미드필더 압박에 공간을 깨트리지 못하는 등 정상 컨디션일 때의 플레이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경기 전 최강희 감독은 이근호에 대해 "몸 상태가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90분을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다.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근호 스스로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날 전북은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포항에 3골이나 내주고 0-3 완패를 했다. 경기 후에도 최강희 감독은 이근호에 대해 같은 의견이었다. 최 감독은 "이근호는 중앙을 선호한다. 측면도 문제가 없다"라고 멀티 능력에 신뢰를 드러낸 뒤 "포지션보다는 경기에 적응하는 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체력이 올라오면 활약을 해줄 수 있다. 믿고 기다려야 한다"라고 신뢰를 나타냈다.
이근호는 활동량이 좋은 공격수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전에서도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선제골을 만드는 등 자신의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펼쳐 보였다. 전북에 와서도 상대팀 전술에 따라 다양한 위치에 설 수 있어 최 감독은 요긴하게 활용할 작정이다.
최 감독의 시선은 오는 26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 맞춰져 있다. 최 감독은 "감바 풀백이 오버래핑을 무척 좋아한다"라고 분석했다. 이근호의 몸 상태가 감바전까지 정상적으로 올라오면 활동량으로 제압하겠다는 뜻이다. 감바전 전까지 예정된 클래식 2경기에 이근호를 꾸준히 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근호의 할 일은 오직 최 감독의 신뢰에 대한 보답뿐이다. 최 감독은 "본인이 알아서 잘 하리라고 본다"며 흔들림 없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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