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화는 7월까지 48승 45패를 기록하는 동안 무려 29차례나 역전승을 거두며, 두산(24차례 역전승)을 제치고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랐다.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쫓아가 점수를 뒤집는 모습은 올 시즌 한화의 상징과도 같았고, 팬들은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8월 들어 한화에 역전승이 사라졌다. 한화는 8월 5승 9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승률은 3할5푼7리로, 9위다. 이제 눈길은 역전승이 아닌 역전패로 쏠린다. 한화는 8월 두 차례 역전승을 일궈냈고, 여섯 차례 역전패를 당했다. 10개 구단 중 역전패가 가장 많았다.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동안 세 차례 역전패를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한화는 14일 목동 넥센전에서 1회초 김태균의 투런포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발 안영명이 적시타와 폭투로 1.1이닝 만에 4점(3자책)을 내주고 물러나는 바람에 점수가 뒤집혔다. 한화는 2회부터 8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묶였고, 결국 2-8로 졌다.
15일 포항 삼성전에서도 3회초 김경언의 적시타 등을 앞세워 먼저 득점했다. 선발 김민우가 동점을 허용했고, 7회말 등판한 권혁이 0.2이닝 동안 3실점해 경기가 어려워졌다. 한화는 8회초 박노민의 2타점 적시타로 턱밑까지 쫓아갔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한화는 이날 삼성에 4-5로 졌다.
16일에도 삼성에 5-6으로 졌다. 0-1로 뒤진 5회초 한꺼번에 4점을 올리며 점수를 뒤집었으나, 8회말 5실점하는 바람에 또 1점 차로 패했다. 선발 로저스(7.1이닝 4실점)에 이어 등판해 0.2이닝 동안 2실점한 권혁이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의 승리 공식이 무너졌다. 권혁과 박정진, 윤규진 등 정예 불펜을 투입해 접전 상황을 막판까지 끌고 간 뒤 역전을 일궈내는 모습이 사라졌다.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는 구원진의 부진이 눈에 띈다. 선발진은 로저스의 합류로 든든한 승리카드를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은 새 얼굴 없이 시즌 내내 풀가동 중이다.
특히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동안 세 차례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37.80으로 무너진 권혁의 부진이 뼈아프다. 박정진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63경기에서 92.2이닝 동안 1천680구를 던진 권혁의 내리막세는 한화의 잦은 역전패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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