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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승택 "내야 포지션 어디든 OK죠"


17일 넥센전 정훈 대신 2루수로 선발 출전…타선 활력소 역할

[류한준기자] "주눅이 들 필요는 없는데…"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팀 내야수 오승택의 수비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오승택은 17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올 시즌 89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실책이 13개다. 정훈과 함께 팀내 야수들 중 최다다.

이 감독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며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하지만 실수를 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수비 실수가 타격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승택은 이런 경우에 해당했다. 그는 지난 5월까지는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선보였다. 5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홈런을 기록했다.

그는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타율 2할9푼4리(34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고 5월 들어 펄펄 날았다. 월간타율은 3할4푼6리(52타수 18안타)였고 5홈런 14타점을 올렸다. 하위타선에서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다. 두자릿수 홈런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6월 들어 거짓말처럼 하락세가 시작됐다. 수비에서 잦은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심적 부담감으로 오승택의 방망이가 고개를 숙이자 공교롭게도 4, 5월 선전했던 롯데의 성적도 함께 떨어졌다.

이랬던 오승택이 최근 조금씩 좋았던 모습을 되찾고 있다. 8월 들어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17일 넥센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선 2루타 2방을 포함해 3안타를 쳤다. 지난 6월 24일 치른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오랜만에 3안타 경기를 한 것이다.

오승택은 넥센과 2연전에서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출전했다. 이 감독은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정훈을 대신해 오승택을 2루수에 기용했다. 넥센과 2연전에서 오승택 카드는 잘 들어맞았다. 그는 깔끔한 수비를 보였고 이는 타석에서 상승세로 이어졌다.

오승택의 장점은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팀내에서 여러 자리를 두루 볼 수 있는 '멀티플레어'로는 박준서가 첫손가락에 꼽혔다. 오승택이 그 뒤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오승택은 박종윤이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는 1루수도 봤다. 황재균과 문규현이 휴식이 필요할 때는 3루수와 유격수로 갔다. 그리고 2루까지 소화한다.

그는 "특별히 어느 한 자리가 가장 편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며 "선호하는 곳은 없다. 4개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점이 내가 1군에서 뛸 수 있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오승택은 실책에 대해서는 "내 실수로 팀이 패하는 때는 마음이 무겁다"며 "빨리 잊으려고 한다. (실수를 한 다음) 주변에서 힘을 내라고 하는데 괜찮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승택은 현재보다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롯데 내야진 세대교체 주역 중 한 명이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쳤기 때문에 또래 선수들과 견줘 병역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실수는 성장하는데 필요한 밑거름과 같다. 그는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오승택에게도 올 시즌은 의미가 남다르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그는 경찰청에서 롯데로 복귀한 지난해 57경기에 나왔고 프로 데뷔해이던 2011년에는 한 경기에 출전했다).

한편 롯데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18일부터 19일까지 주중 2연전을 치른다. LG 투수들은 오승택과 승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는 올 시즌 LG전에 유독 강했다. 지금까지 LG를 상대로 9경기에 나와 타율 4할6푼4리(28타수 13안타)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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