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임훈(외야수)를 두고 "수비가 뛰어날 뿐 아니라 범위가 넓은 선수"라고 했다. 임훈은 지난 7월 24일 SK 와이번스와 실시한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양 감독은 "다른 구장과 비교해 외야가 넓은 편인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팀 사정상 (임훈 영입은) 분명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잠실구장 특성상 거포 외야수보다 수비가 좋은 외야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춘다면 그 판단이 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LG는 이날 넥센의 발목을 제대로 잡았다. 9회말 나온 박용택의 끝내기 안타로 4-3 극적으로 이겼다. 9회초 팀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 만을 남겨두고 서건창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 3-3으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라 기쁨은 더 컸다.
그런데 과정을 돌아보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앞선 두차례 좋은 수비가 발판이 됐다. 호수비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임훈과 신인 안익훈(외야수)이었다.
1-1로 맞서고 있던 6회초. 넥센은 선두타자로 나온 유한준이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쳤다. 2루타성 타구였고 만약 야수 뒤로 빠진다면 3루타까지도 가능했다.
이때 LG 중견수 임훈이 몸을 날려 멋지게 타구를 잡아냈다. 넥센을 응원하는 3루쪽 관중석에선 아쉬운 탄성이 나왔고 반면 1루쪽 LG 응원석에선 박수와 함게 탄성이 나왔다. 만약 유한준의 타구가 예상대로 장타로 연결됐다면 결과는 알 수 없었다. 박병호와 김민성 등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타순이었기 때문이다.
임훈의 호수비에 힘을 얻은 LG 선발투수 우규민은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후속타자 김민성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넥센이 추격을 시작해 3-2로 불안한 리드를 하고 있던 9회초 이번에는 안익훈이 멋진 수비 하나를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윤석민은 LG 마무리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6회 유한준이 날린 곳과 비슷한 지점에 타구를 보냈다.
안익훈은 앞선 8회말 공격에서 채은성 타석에서 대타로 나왔고 수비는 중견수를 봤다(임훈은 우익수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는 윤석민이 친 공을 뒤로 넘어지며 잡아낸 것. LG는 이후 서건창에게 적시타를 맞아 3-3 동점을 내줬으나 넥센의 공격력을 감안할 때 윤석민이 출루에 성공했다면 더 안 좋은 상황을 맞을 수 있었다.
안익훈은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나 곧바로 수비 하나로 아쉬운 마음을 푼 셈이 됐다. LG는 결과적으로 두차례 호수비를 덕에 추가 실점하지 않았고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힘을 비축한 것이다.
한편 임훈은 리드오프로도 제몫을 했다. 넥센전에서 5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0-1로 끌려가고 있던 5회말 동점을 만드는 타점을 올렸고 9회말 끝내기 승리의 징검다리가 된 안타를 쳐냈다. LG 입장에선 23일 넥센전에서도 임훈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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