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인천을 제외한 4개 구장의 경기가 모두 취소된 가운데, 야구팬들의 이목은 KIA-SK전으로 쏠렸다. 가느다란 빗줄기 속, 인천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궂은 날씨 속에도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우산을 받쳐 쓰고 응원전을 펼쳤다.
양 팀 투수들이 호투 퍼레이드를 펼쳤다고도 볼 수 있지만, 타자들의 경기력은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이날 연장 10회까지 KIA는 5안타, SK는 6안타에 그쳤다. 9회까지 0-0으로 맞서 연장에 돌입했고, 10회초 KIA가 희생플라이로 결승 득점을 올렸다.
에이스 선발 투수의 맞대결이 아니었다. 심지어 이날 SK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김광현은 어깨 담 증세로 경기에 아예 나서지도 못했다. 박희수가 땜질 선발로 나서 1.1이닝을 던진 다음 채병용이 4.2이닝을 책임지며 사실상 선발 노릇을 하며 경기를 끌고가야 했다. 그럼에도 양 팀 타선은 상대 투수를 공략하지 못하고 9이닝이 끝날 때까지 득점 없이 쩔쩔맸다. 빈타 행진이었다.
득점 찬스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SK는 6회말 박정권과 이명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정의윤이 3루수 땅볼, 최정이 1루수 뜬공, 이재원이 중견수 뜬공에 그쳐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KIA도 7회초 김민우의 볼넷과 필의 우중간 쪽 안타로 역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들었고, 나지완의 볼넷으로 1사 만루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황대인이 삼진, 이홍구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돼 허무하게 득점없이 물러났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10회초 이홍구의 3루타로 엮어낸 1사 3루에서 대타 백용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대주자로 나선 고영우가 홈으로 들어와 지루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처음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심판 합의판정 끝에 고영우의 발이 먼저 홈베이스를 터치한 것으로 정정됐다.
8월 들어 KIA는 팀 타율 2할4푼4리로 10위, SK는 2할7푼1리로 8위에 처져 있다. KIA 선발 임준혁의 7이닝 무실점, SK 채병용의 4.2이닝 무실점 호투가 무색해진 빈타 대결이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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