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두 걸출한 외국인투수의 선발 맞대결에서 NC 해커가 한화 로저스에게 한 수 지도를 했다.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NC, 5위 경쟁에 한창인 한화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었다.
한 가지 더 주목을 끈 것은 선발 맞대결 카드. 한화 로저스와 NC 해커가 격돌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최근 가장 핫한 화재를 몰고다니는 새 외국인투수다. 대체선수로 시즌 도중 한화 유니폼을 입은 다음 이날 경기 전까지 4차례 등판해 3번의 완투승을 올렸다. 그 가운데 두 번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해커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나며 팀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다승 공동 1위(15승)에 평균자책점 2위(2.67)를 달리며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왔다.
해커는 역시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 8이닝을 책임지며 투구수 114개에 4안타 2사사구를 내줬고 삼진 6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로저스도 5회까지는 단 한 개의 안타만 내주는 등 언터처블 피칭을 했지만 6회말 볼 판정 하나에 흔들리며 볼넷 후 3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하고 말았다. 6이닝 동안 129개의 공을 던져 9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4피안타 3볼넷 3실점하고 물러났다.
5회까지 두 투수의 역투가 불꽃을 튀며 양 팀 모두 무득점 행진이었다. 먼저 실점한 쪽은 해커였다. 해커는 6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맞았고 김경언을 볼넷 출루시켜 무사 1, 2루를 만들어줬다. 다음 4번타자 김태균이 보내기번트를 시도했는데 타구를 잡은 포수 김태군이 3루 송구를 선택한 것이 세이프가 되면서 야수선택으로 무사 만루로 몰렸다.
여기서 해커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폭스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와 1실점을 맞바꿨고, 계속된 2사 3루 위기서 최진행을 유격수 땅볼 처리해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로저스는 4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했다. 5회말 1사 후 나성범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것이 첫 피안타. 다음 이호준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로 몰렸지만 손시헌(우익수 플라이)과 지석훈(삼진)을 잡아내고 첫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6회초 한화 타선이 1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으나 6회말 로저스가 무너졌다. 투아웃까지 잘 잡아낸 다음 김준완을 상대하면서 구심의 판정 하나에 흔들렸다. 김준완의 체크스윙으로 삼진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노스윙 볼 판정을 받자 로저스는 불만을 나타냈고, 김준완을 결국 볼넷 출루시켰다.
로저스가 흥분하면서 예리하던 제구가 흔들리자 NC 타선이 상대 빈틈을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이종욱이 안타를 쳐 1, 3루 기회를 이어간 다음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고, 조영훈이 우전 적시타를 쳐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2-1로 역전을 허용한 로저스는 나성범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3점째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NC는 해커의 역투 덕에 4-1 승리를 따내 선두 삼성 추격의 힘을 잃지 않았다. 해커는 시즌 16승을 올려 다승 단독선두로 나섰다. 슬럼프에 빠진 테임즈를 대신해 6회초 수비부터 교체 투입된 조영훈이 6회말 2타점 역전타를 친 데 이어 8회말 1타점 쐐기 2루타를 날려 혼자 3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날 경기 승리를 이끌며 통산 700승을 달성했다.
한화는 전날 5시간 넘게 연장 혈투를 벌여 삼성을 이기고 온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마산구장 경기 10연패에 빠졌다. 로저스 등판 경기를 패한 것이 더욱 뼈아팠다. 로저스는 5경기 등판 만에 첫 패전(3승)의 쓴맛을 봤다.
조이뉴스24 석명기자 ston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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