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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 시작은 미약했으나 판이 커졌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재미'", 9월4일 첫 방송

[정병근기자] 이승기가 가볍게 던진 말로 시작해 새로운 방송 플랫폼을 개척하는 시도로 판이 커졌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리얼막장 모험활극 '신서유기'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연출진인 나영석 PD와 최재영 작가를 비롯해 출연자인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이 자리에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신서유기'는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지난 8월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에서 4박5일 동안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강호동이 저팔계, 이승기가 삼장법사, 은지원이 사오정, 이수근이 손오공 캐릭터를 맡았다.

'1박2일'의 전성기를 함께 한 제작진가 출연진이 뭉쳤고, 지상파도 케이블도 아닌 인터넷 방송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서유기' 어떻게 시작됐나

사실 시작은 미약했다. 나영석 PD는 "이 프로젝트는 '신서유기'란 이름이 붙기 전에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게 이승기다. 우리끼리 놀러가자는 얘기를 하다가 우리만 보기 아까우니까 대충 찍어서 완성도는 떨어질 테니까 인터넷 방송을 해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멤버가 이 네 명으로 구성된 것도 딱히 생각을 해서 섭외를 한 게 아니다. 가볍게 나왔던 이야기고 함께 여행을 떠날 편한 사람들을 떠올리다 보니 '1박2일' 이후에도 꾸준히 교감해 왔던 이 네 명으로 멤버가 구성됐다.

나영석 PD는 "이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어쩌다 보니까'다. 어쩌다 보니 이승기가 아이디어를 냈고, 어쩌다 보니 이 멤버가 됐고, 어쩌다 보니 인터넷으로 공개를 하게 됐다"며 "우린 재미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즐거움을 주는 게 유일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재영 작가는 "사실 '서유기'에서 복잡하게 메타포들을 따와서 메시지 전달하고 깨달음을 얻고 그러지 않았다. 그런 것보다 여행을 통해 모험을 통해 일어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메시지 아닌가 싶다. 재미있고 편하게 여행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TV 방송과 뭐가 다를까

'신서유기'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이다. 멤버들의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자유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랫폼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걸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그저 본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했다. 그건 바로 '재미'다.

나 PD는 "새로운 장르 형식에 매달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것을 하자, 무조건 웃기게 찍자, 무조건 재미를 주자고 생각했다. 그걸 인터넷에 재미있는 부분을 골라서 내보기도 했다. 잠깐이라도 복잡한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만들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강호동은 "뭔가 엄청나게 해야지 하고 임한 게 아니다. 예전 '1박2일'을 돌이켜 보면 힘을 꽉 주고 임해을 때보다 상황이 주어지면 거기에 집중하고 진짜 즐겼을 때 더 재미있어 하시고 사랑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주어진 상황에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제작환경은 확실히 다르다. 일반 방송과 달리 각종 광고가 없기 때문에 제작비가 여유롭지 않다. 그것 역시 웃음으로 승화했다. 나 PD는 "이번 편은 끝났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광고를 받는다"고 했다. 이어 "브랜드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광고를 따기 위한 노력들을 했다"며 웃었다.

멤버들의 어떤 모습 볼 수 있나

네 명의 멤버는 오랜만에 뭉쳤지만 전혀 어색함 없이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캐릭터는 사실 이전까지 보여준 모습들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이게 이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고 여기서 각각의 케미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가장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강호동이다. 나 PD는 강호동의 새로운 모습을 관전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강호동 씨는 옛날에도 그렇지만 큰형이니까 큰형의 버팀목도 있지만 잘 놀려먹기 좋은 스타일이다. 내려놓은 강호동, 힘 빠진 강호동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이나 미션을 할 때 특유의 에너지도 있고 평소 우리끼리 이야기 하거나 밥먹고 쉴 때 강호동 씨가 인간적인 부분도 말씀을 많이 했다. 늘 충전된 강호동을 봤다면 그 모습뿐만 아니라 모두 힘 빠진 강호동과 그걸 놓치지 않고 놀려먹는 동생들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기도 강호동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말했다. 그는 "호동이 형께서 케이블 거치지 않고 바로 인터넷으로 오는 바람에 중간 과정에 대한 적응기간이 없었다. 쩔쩔매는 걸 처음 봤다. 호동이 형의 좌충우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은지원은 '은초딩' 때보다 더 강력한 날개를 얻었다. 예고편에 '미친놈 캐릭터'로 등장하는 은지원은 "제작진이 또 다른 날개를 준 느낌이었다. 내가 어떤 미친짓을 해야 이름에 걸맞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떤 게 미친놈인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여전히 막내지만 예전과 달리 멤버들을 리드하는 면모도 보였다.

강호동은 이승기에 대해 "소년에서 청년이 됐다. 그래도 허당끼는 여전하더라"며 웃었다. 또 은지원에 대해서는 "저도 예능을 하지만 은지원은 컨디션이 따로 없다. 좋고 나쁠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은지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에너지를 발휘한다. 그건 세계챔피온"이라고 했다.

논란의 이수근, '신서유기'에 녹아들 수 있을까

스포츠 도박으로 물의를 빚어 3년여간 자숙해온 이수근은 '신서유기' 제작 소식이 알려진 뒤 뜨거운 감자였다. 제작진도 조심스러웠고 본인도 조심스러웠다. 그는 "받지 않아도 될 비난을 저 때문에 받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방송이 제일 그리웠다. '신서유기'를 제가 용서 받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는 프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다. 다른 프로 진출 욕심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처음엔 위축도 되고 눈치도 보게 되더라"는 이수근이 힘을 낼 있었던 건 자신을 믿어주는 제직진과 형 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수근은 "같이 하자는 얘기를 듣고 사실 좋았다. 다시 설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런데 잠깐이었다. 비난 안 받을 분들이 비난을 받았으니까"라며 "호동 형이 준비하는 마음 가지라고 에너지 불어넣어 주고 동생들도 항상 힘이 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신서유기' 어떻게 볼 수 있나

'신서유기'는 9월4일 오전 10시를 시작으로 네이버 PC와 모바일 TV캐스트를 통해 5~10분짜리 클립이 20여 편에 걸쳐서 공개된다. 나 PD는 "잠깐 쉬는 분들이 가볍게 우리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클립 목록을 보고 보고 싶은 부분만 선택해 볼 수 있다. 장편으로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여러개로 공개된 클립을 몇 편씩 모아서 방송 하나로 제공하는 형태다.

나 PD의 말대로 어쩌다 시작하게 됐고,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재미'만 생각했기 때문에 인터넷 프랫폼을 활용한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예능프로그램은 모두 처음이다.

뚜렷한 목표도 사실 없다. 나 PD는 "사실 목적이나 목표가 있는 건 아니다"며 "시청률도 없는데 뭐가 잘 되는 것일까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일단 기준이 없으니 마음은 편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래도 모든 클립을 합쳐서 2천만 조회수 정도를 노려보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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