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1명의 협력 수비가 왜 필요한지 피부로 느낀 확실한 모의고사였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 청소년 국가대표 축구대회(이하 수원컵) 브라질과 3차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10월 칠레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만날 상대인 브라질과 미리 일전을 치러본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내용과 결과 모두 관심거리였다.
한국은 이승우(FC바르셀로나B)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브라질은 사실상 주전 멤버 11명인 전력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2명 정도가 비주전이었지만 브라질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역시 최강의 상대라 할 수 있었다.
브라질은 자유롭게 템포를 조절하며 한국의 빈틈을 찾아내기 위해 힘을 기울였다. 한국 선수들은 많이 뛰는 체력전으로 공간을 뺏기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힘겨워 보였다. 브라질은 정교한 패스로 한국을 지치게 만드는 특유의 스타일을 구사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은 앞서 치른 나이지리아, 크로아티아전에서 수비가 쉽게 허물어지는 등 약점을 노출했다. 브라질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9, 10분 두 차례 역습을 당하며 슈팅을 허용했다. 수비와 미드필더가 압박하기도 전에 브라질은 대형을 갖추고 한국을 흔들었다.
전반 14분, 결국 한 번에 미드필드가 무너지며 실점했다. 안드레이가 길게 연결한 볼이 수비 뒷공간으로 떨어졌고 레오 자바가 오른발로 슈팅, 골키퍼 다리 사이를 통과하며 실점했다.
한국은 좌우 전환을 하면서 이승우에게 집중적인 볼 배급으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공간을 잘 잡은 브라질 수비를 뚫기에 역부족이었다. 마무리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전방에서부터 수비가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승우의 경우 공중볼 경합에서 취약점을 드러내 상대 수비에게 편안하게 볼을 내줬다. 이승우는 볼을 뺏길 경우 수비를 멀뚱멀뚱 바라보는 등 압박도 시도하지 않았다. 자신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뺏기지 않으려 스피드를 이용하는 드리블이 돋보였지만, 그 외에는 큰 특징이 없었다.
전방에서부터 압박되지 않은 볼은 여지없이 역습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은 역습 시 철저하게 롱패스로 한국의 수비를 허물었다. 한국은 공격 시 이승우가 묶이면 특별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전처럼 이승우의 개인기에 의해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플랜B라도 보여줘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중앙이 뚫리며 추가 실점해 0-2로 브라질에 패하고 말았다.
이제 월드컵까지는 40여일이 남았다. 브라질을 월드컵에서 만나 최소 무승부라도 거두려면 강력한 수비와 이승우 의존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브라질과 미리 싸워보며 보완해야 할 점을 확인한 최진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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