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그래도 다시 뛴다.
12일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7일 오전 JW메리어트호텔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잘못된 부분을 반성하고, 더 즐거운 농구를 해야 한다"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희망도 보였다.
역대 최초 챔프전 3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는 등 미래를 보는 준비를 하고 있다. 6강 이상 올라가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승후보로 꼽힌 고양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은 "좋은 평가를 해줘 고맙고,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고 싶다. 시즌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팀과 농구팬들을 위해 화끈한 농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애런 헤인즈와 조 잭슨, 문태종을 영입해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리온스가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추일승 감독을 제외한 9개 구단 감독이 모두 우승후보로 오리온스를 꼽았을 정도다.
이에 추 감독은 "대표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아직 전력을 평가하기 이르다. 연습경기에서도 100%로 뛰지 않기 때문에 우승후보는 모르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크호스로는 모비스가 꼽혔다.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유재학 감독은 이제 우승을 그만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승후보로 꼽지 않았다"며 웃은 뒤 "올 시즌 모비스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새로운 얼굴의 등장을 기대했다.
김승기 안양 KGC 감독대행은 "우승을 세 번이나 한 모비스는 부자 팀이다. 여유가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말했고, 조동현 부산 KT 감독은 "우승을 많이 해본 팀이라 시즌이 시작되면 조직력이 살아날 것"이라면서 모비스의 활약에 주목했다.
추승균 전주 KCC 감독은 "높이가 좋은 SK는 조화만 잘 맞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문경은 서울 SK 감독은 "농구를 할 줄 아는 외국인 선수 두 명에, 하승진이 있다. 부상만 없다면 KCC가 우승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는 일명 '할리우드 액션'이라 불리는 플라핑이 강하게 제재된다. 10개 구단 감독도 이를 환영했다. 유도훈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플라핑은 절대 하지 말라고 가르쳐왔다. 정상적인 몸싸움, 정상적인 플레이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경은 감독 역시 "해외 전지훈련에서 플라핑에 대해 많이 느꼈다. 상대 가드들의 강력한 수비에 우리 선수들이 버티지를 못하더라. 우리나라였으면 진작 파울을 불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선수들에게 계속 교육을 하고 있다. 앞으로 경기 흐름은 물론 국제대회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각 팀의 대표 선수들도 저마다 우승 의지를 다졌다. 친정팀 서울 삼성으로 돌아온 주희정은 "마흔을 앞두고 있다. 농구선수로는 환갑의 나이라고 하는데, 올 시즌이 끝난 뒤 환갑잔치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부산 KT 박상오는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추구하고 있다. 종일 농구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다. 선수들은 일과가 끝난 뒤 농구 일지를 쓴다. 끈끈한 팀, 감동을 주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허웅(동부)과 양희종(KGC), 박상오 등 대부분의 선수가 인상적인 외국인 선수로 오리온스 조 잭슨, KCC 안드레 에밋을 꼽아 활약을 기대케 했다.
반성의 목소리도 컸다. 김영기 KBL 총재는 미디어데이에 앞서 "프로농구 인기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프로농구가 다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왔다. 따뜻한 관심 부탁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프로농구는 전창진 전 KGC 감독의 불법 스포츠 도박과 국가대표 김선형(SK)의 스포츠토토 참여 정황 등이 드러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이에 10개 구단 감독들은 "농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하다.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바로 잡고, 즐거운 농구로 다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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