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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흐름 바꾼 석현준, 자신만의 특색 다 보여줬다


레바논전 선제골 부른 PK 유도, 3-0 승리의 출발점 역할

[이성필기자] 원톱에 주어진 임무를 골 빼고는 다 해낸 석현준(비토리아)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9일 오전(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시립 경기장서 끝난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으로 낙마한 이정협(상주 상무)이 맡아왔던 원톱 자리에 석현준을 다시 한 번 선발로 내세웠다.

석현준은 라오스전에서 골맛을 보며 대표팀 복귀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라오스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인 레바논전이 진정한 시험 무대라 할 수 있었다.

시작부터 험난했다. 레바논 선수들은 발을 들어 석현준의 정강이를 집요하게 가격했다. 공중볼 경합에서는 보이지 않는 반칙을 일삼았다. 레바논식 특유의 거친 경기 운영이었기에 원톱이라면 참고 이겨내야 했다.

석현준은 이정협처럼 많이 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페널티지역 안에서의 움직임은 상당히 좋은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 스스로도 "페널티지역 안에서는 자신이 있다"라고 할 정도였다.

이날 석현준은 전반 22분 자신의 장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전진 패스를 한 것을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고, 당황한 레바논의 유세프 모하마드가 그를 걸어 넘어뜨렸다.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순간이었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볼을 가졌을 때는 위협적인 공격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볼을 받은 첫 번째 터치에서는 네덜란드-사우디아라비아-포르투갈 무대를 거치면서 완숙해진 기량을 엿볼 수 있었다.

석현준에게 당하며 장현수에게 페널티킥 골로 첫 실점한 레바논은 이후 수비라인을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로 경기를 치르다 4분 만에 추가 실점을 했다. 권창훈의 전진 패스 때 석현준은 측면으로 빠져 있었고 레바논 수비의 시선이 석현준에게 쏠리면서 중앙으로 쇄도한 구자철에게는 한 명의 수비만 따라붙고 있었다. 구자철의 슛을 막으려던 움직임이 레바논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석현준의 동작 하나가 경기 흐름을 한국으로 완벽하게 기울어지게 만든 것이다.

이번 라오스-레바논 2연전을 통해 석현준은 이정협과도 충분히 대표팀 원톱 경쟁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원톱 자원 부재로 고민하던 슈틸리케호는 선수층이 두꺼워지는 효과를 얻었다. 이제 석현준이 할 일은 포르투갈 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며 킬러 본능을 더 강하게 가다듬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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