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한 별들과 함께 스무 번째 축제를 시작했다.
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식이 MC 송강호와 마리나 골바하리의 진행으로 개최됐다. 이용관·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해 감독과 배우 등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전국적인 폭우의 영향으로 악천우와 함께 시작된 영화제는 비바람 속에서도 스무돌을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를 이어갔다. 초청 게스트들은 애초 예정됐던 항공편의 결항 및 지연으로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기도 했다.
개막식에는 이준익, 정지영, 김기덕, 강제규, 윤제균, 류승완 등 감독들과 이정재, 전도연, 문소리, 하지원, 박성웅, 조재현, 채정안, 김남길, 손호준, 강하늘, 고아성, 손예진, 신현준, 박보영, 류현경, 이순재, 예지원, 명계남, 최우식 등 배우들과 심사위원진 등이 참석했다. 스무 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번째 밤을 밝힌 스타들의 이모저모를 모아봤다.
레드카펫, 우아한 섹시미가 대세
배우 하지원은 가슴 부위가 훅 파인 브이(V)넥 드레스를 입고 발걸음을 뗐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력과 인기 모두를 쌓아 온 그는 깊이 파인 검정 드레스를 우아하게 소화하며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했다.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레드카펫에 들어선 하지원을 향해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환하게 웃으며 좌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하지원의 모습은 섹시한 분위기의 드레스와 꼭 어울리며 자신감 넘치는 여배우의 매력을 완성했다.
한중합작영화 '나쁜놈은 반드시 죽는다'로 레드카펫을 밟은 손예진은 화이트 드레스로 매력을 끌어올렸다. 브이넥의 오프숄더 디자인이 청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깔끔하게 넘겨 묶은 헤어스타일 역시 맑은 느낌의 의상과 조화를 이뤘다. '여신'이라는 별명이 꼭 어울리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영화 '흔들리는 물결'로 부산을 방문한 배우 고원희, '다른 길이 있다'로 개막식에 초청된 서예지 등 배우들 역시 브이넥 드레스를 택했다. 세련된 이미지의 블랙 드레스를 입은 하지원과 비교할 때 청순함과 단아함에 가까운 미색의 의상을 선보였다.
'대륙의 여신' '분당댁'으로 불리며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탕웨이는 빨간 색의 롱드레스를 택했다. 색상은 또렷한 포인트가 됐고 디자인은 절제된 세련미를 강조했다.
영화 '다른 밤 다른 목소리'로 초청된 배우 강예원과 방송인 민송아 등은 은근한 노출을 시도한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과감한 시스루룩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특히 전신에 레이스가 덧대진 의상을 선택한 강예원은 강렬한 착시 현상으로 현장의 취재진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강수연-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 개막부터 호흡 척척
지난 2014년 부산시와 갈등, 영진위의 지원 예산 삭감 등으로 성장통을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배우 강수연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쇄신을 꾀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 재직 시절부터 부산국제영화제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던 강수연은 기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새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개막에 앞서 열렸던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 방향에 대해 누구보다 열성적인 관심을 보였던 강 집행위원장은 이날 열린 개막작 '주바안' 기자회견장에서도 능숙한 진행으로 취재진과 게스트들의 가교 역을 톡톡히 했다. 집행위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모더레이터를 맡아 공식 석상에 올랐지만 노련미가 돋보인 말솜씨로 좌중의 감탄을 샀다.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호흡 역시 더없이 편안해보였다.
이날 레드카펫에서도 두 사람은 한국영화계 거장으로 꼽히는 임권택 감독과 영화계 대표 중견 감독 이준익 감독 등을 가까이서 마중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현장을 연출했다.
'탕새댁' 탕웨이-김태용 감독, 각자 선 레드카펫
지난 2010년 '만추', 2011년 '무협'으로 부산을 찾은데 이어 2012년 개막식 사회자로 섰던 탕웨이는 '세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이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으로, '몬스터 헌트'가 오픈 시네마 부문으로 초청돼 부산 땅에 발을 디뎠다.
남편 김태용 감독 또한 뉴커런츠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면서 부부의 동반 레드카펫 나들이에 대한 기대감도 컸으나 탕웨이는 남편 없이 홀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태용 감독은 "20년 전 부산 영화 학교 1회 때 학생으로 왔는데,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와서 새롭다"고 밝은 얼굴로 영화제의 20주년을 축하했다.
정우성-황정민-주지훈, '아수라'로 뭉쳐 깜짝 등장
부산에서 새 영화 '아수라'를 촬영 중인 배우 정우성과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은 예고에 없이 레드카펫을 함께 밟는 깜짝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영화제 레드카펫 참석자로 일찍이 예고된 정우성, 영화 '히말라야'의 부산 프로모션으로 영화제의 밤을 누릴 예정이었던 황정민, 부일영화상의 시상자로 부산을 찾은 곽도원은 각자 부산에서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더해 레드카펫에서 '아수라' 멤버들과 팀워크를 자랑했다.
김민선, 아버지와 부산 찾은 이유는?
영화제의 공식 게스트로 개막식에 초청된 배우 김규리는 이날 한 중년의 남성과 함께 레드카펫에 올라 시선을 모았다. KBS 2TV의 생중계 MC진은 김규리 곁의 남성을 아버지로 소개하며 "김규리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많이 도와준 아버지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선은 무대 뒤에서 이뤄진 KBS 2TV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콘셉트는 밤하늘의 별빛과 신사, 혹은 아버지와 딸이다. 아버지와 함께 왔다"고 밝은 얼굴로 말했다.
이어 올해 스무 해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발전을 축하하며 그는 "부산영화제가 벌써 스무 살이 됐다. 너무 축하드린다"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아시아의 가장 큰 영화제로 자리매김한 것은 영화인들이 좋은 영화를 만든 것에 더해 많은 분들이 함께 즐겨주셔서인 것 같다"고 알렸다. 이어 "앞으로도 참여 많이 해 주시고 한국 영화를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영화제의 공식 상영 극장은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메가박스 해운대, 남포동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이다. 한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해운대 우동과 영화의 전당, 남포동 등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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