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 민병헌(28)이 경기 후 나홀로 훈련을 소화했다. 스스로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병헌은 지난 10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병살타 하나를 포함, 좋은 찬스를 계속해서 놓치는 모습이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는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차분히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러나 다음 타석부터 민병헌의 부진이 시작됐다. 3회말에는 1사 1루에서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쳤다. 6회말 무사 1,3루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렸지만 이 역시 넥센의 수비가 깔끔하게 이루어졌다면 병살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3루수 땅볼에 그친 민병헌은 9회말 2-3으로 뒤지던 1사 만루 찬스에서 조상우의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가장 중요한 찬스에서 나온 허무한 삼진이었다. 다행히 두산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3 동점을 만든 후 연장 10회말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4-3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승리하긴 했지만 민병헌의 부진은 두산으로서 걱정스러운 대목. 단순히 안타가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컨디션이 자체가 좋지 않아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민병헌의 2차전 선발 출전 관련 질문에 "조금 고민이 되는 부분이지만 믿고 가야할 것 같다"며 "타격 타이밍을 잘 못 맞추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민)병헌이가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누구보다 답답한 것은 민병헌 본인이다. 평소에도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난 민병헌은 1차전 종료 후 동료들이 다 떠난 훈련장에 혼자 남아 방망이를 돌렸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가하는 채찍질. 이를 두고 두산 관계자는 "민병헌 선수는 언제나 절박하다"고 평가했다.
사실 민병헌은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1차전이 열리기 전 민병헌은 "컨디션은 관계없다. 누가 더 독하게 집중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이제는 뒤가 없다. 다치는 한이 있어도 뛰어야 한다"고 100%가 아닌 다리 상태임에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까지 예고했다.
두산은 1차전을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높였다. 여기에 부진했던 모습을 보인 민병헌까지 독하게 마음을 먹고 컨디션 회복에 애쓰고 있다. 민병헌이 살아난다면 두산의 가을야구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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