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히게 맞아 떨어진 최진철 감독의 선수기용술

[이성필기자] 기막힌 교체 타이밍을 또 보여준 최진철 감독의 선수 기용술이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전(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 라 포르타다 경기장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기니에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오세훈(현대고)의 결승골이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쾌거를 이뤘다.

기니전 승리에는 최 감독의 맞춤 전략이 있었다. 최 감독은 브라질전과 마찬가지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다만, 기니의 스피드를 고려해 수비라인을 골키퍼와 좀 더 가깝게 내렸다. 처음에는 기니의 강력한 압박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드필드의 김정민과 장재원이 붙어서 수비에 치중하면서 공격진과의 거리가 멀어졌다.

그러자 최 감독은 후반 시작 후 첫 번째 처방으로 장재원을 빼고 김승우(포항제철고)를 투입하면서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김승우가 중앙 수비수로 배치되면서 이승모가 중앙 미드필더로 전진했다.

최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인 이상민이 공격 시발점 역할을 하고 김승우는 수비에 치중했다. 후방이 안정되자 미드필드에도 힘이 실렸다. 이승모가 수비라인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하고 김정민이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김정민은 A대표팀의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같은 역할을 한다. 김정민의 패스가 살아나면서 다소 투박했던 한국의 공격도 부드러워졌다. 중앙이 살아나니 기니도 중앙으로 좁혀서 수비할 수밖에 없었고 측면에 공간이 많이 생겼다.

이는 17분 한국의 좋은 기회로 연결됐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박명수가 재빠르게 미드필드 정면에 있던 이승우에게 볼을 연결했다. 기니는 뒤로 물러서다 이승우에게 슈팅을 허용했다. 골키퍼가 선방한 볼이 앞으로 나오자 박명수가 다시 달려들어 슈팅했는데 아깝게 골키퍼에 맞고 나왔다.

공간이 커지자 30분 최 감독은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교체 투입으로 재미를 봤던 이상헌(현대고)을 넣었다. 이상헌은 투입된 후 측면 돌파로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기니 선수들의 체력은 떨어졌고 한국의 측면 공격을 번번이 놓쳤다. 브라질전 장재원의 결승골에 날카로운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던 이상헌의 효과적인 움직임이 기니전에서도 빛을 냈다.

최진철 감독은 44분 최후의 교체 카드로 이승우를 빼고 오세훈을 넣었다. 185㎝로 신장이 좋은 오세훈은 기니의 수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힘이 넘치는 오세훈은 스피드에서도 앞섰고 종료 직전 유주안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16강을 견인한 결승골이 교체 멤버 오세훈에게서 터져나온 것이다.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한 최 감독의 절묘한 수가 딱 맞아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