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거칠 것 없는 최진철호가 잉글랜드도 격파하고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할 것인가.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한국시간) 잉글랜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브라질과 기니에 2연승을 거두고 승점 6점을 확보한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 현재 2승의 한국이 조 1위며 브라질이 1승 1패(3점), 잉글랜드와 기니가 1무 1패(이상 1점)로 순위가 형성돼 있다.
이미 16강을 확정한 한국이 잉글랜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입때껏 성인 월드컵은 물론 연령별 FIFA 주관 대회에서 조별리그 1, 2차전에 승리하며 여유롭게 16강 이후를 준비한 적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잉글랜드에 패해도 브라질-기니전 결과에 따라 1위로 조별리그를 끝낼 수 있다.
최진철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기니전을 끝낸 뒤 "1, 2위 자리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처음이다. 마음 같아서는 3승을 하고 싶지만 16강 상대를 봐야 할 필요성도 있을 것 같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왕이면 16강에서 좀더 수월한 상대를 만나 8강에 올라가겠다는 의미다.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 브라질전에서 중앙 수비수 최재영(포항제철고)이 부상을 당하면서 주장이자 수비의 중심인 이상민(울산 현대고)이 2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16강 이후 토너먼트를 앞둔 상황에서 체력 비축은 중요하다. 최 감독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하는 것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물론 정공법으로 나설 수도 있다. 좋은 흐름과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 한 번이라도 더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중요하다.
잉글랜드와는 지난해 4월 프랑스 몽테규 대회에서 싸워봤던 경험이 있다. 당시 이승우(FC바르셀로나 B)가 후반 15분 골망을 흔들며 1-1로 비겼었다. 기술이 좋은 브라질, 피지컬과 역습 능력이 뛰어났던 기니를 모두 이겼다는 점에서 한국이 크게 두려워할 상대는 아니다.
잉글랜드는 브라질전에서 그들 특유의 롱볼 축구를 구사하며 맞섰지만, 공간 방어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패했다. 스피드가 좋은 한국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볼 한한 상대다.
무엇보다 다양한 대륙 팀과의 경기 경험 축적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라는 이름값에 눌리지 않는 요인 중 하나다. 대표팀 구성 후 각종 대회 참가를 통해 잉글랜드는 물론 포르투갈, 코스타리카, 페루,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팀과 싸워봤다. 낯설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한국은 B조 1위가 되면 A, C, D조 3위 중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팀과 만난다. 2위가 되면 F조 2위와 만난다. 크로아티아, 미국(이상 A조), 호주, 아르헨티나(이상 C조), 에콰도르, 온두라스(이상 D조) 등이 3위가 가능한 팀들이다. F조 2위는 프랑스, 파라과이 중 한 팀이 될 수 있다. 딱히 꼭 피해야 할 상대는 없다.
최 감독은 선수들을 노련하게 다루고 있다. 경기마다 격문을 붙여 선수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며 16강 이후를 대비하면 된다. 예선 전승 통과라는 역사를 만드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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