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도 감독들은 대게 어떤 부분이 모자랐는지에 대해 생각을 한다. 선수들을 끊임없이 다그치고 실수에 대해 반복해서 말을 하는 것은 다음 경기 더 좋은 플레이를 바라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덜미를 잡히거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을 때 감독들의 목소리 톤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정철 IBK 기업은행 감독도 그랬다.
IBK 기업은행 감독은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5-16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작심한 것처럼 이야기를 꺼냈다. IBK 기업은행은 이날 현대건설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현대건설에게 먼저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3, 4세트를 다시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다. 특히 4세트에선 중반부터 큰 점수 차로 끌려가 맥없이 무너졌다. 이 감독 입장에선 납득이 안가는 패배였다.
이 감독은 "다들 배짱이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단히 화가 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수들이 운동을 했는데 지난 1일 새로운 시설에 들어갔다"며 "선수들 모두 게을러진 것 같다"고 질타했다.
IBK기업은행은 그동안 팀 전용 숙소와 체육관이 없었다. 다른 구단과 달리 조금은 부족한 조건에서 선수들은 운동을 했다. 하지만 여자부 V리그 막내팀답지 않게 뛰어난 성적을 냈다.
지난 2011년 8월 팀 창단 후 챔피언결정전 우승 2차례(2012-13, 2014-15시즌), 정규시즌 및 컵대회 우승 2차례(2013, 2015년)를 각각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첫 경기에서 패했을 때(IBK기업은행은 지난 12일 GS 칼텍스를 만나 0-3으로 졌다)는 그러려니 했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 "선수들의 눈빛도 그렇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승패를 떠나 악착같은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코트에서 전혀 드러나지 못했다. 경기에 패한 게 아니라 경기 자체를 안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연습할 때와 실전이 정말 달랐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 좀 더 생각해보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이 '배짱이 배구'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시즌 1라운드 때도 그랬다. IBK 기업은행은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IBK 기업은행은 당시 1라운드에서 2승 2패로 주춤했으나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상위권 순위경쟁에 뛰어들었다. 올 시즌 흐름은 일단 1년 전과 비슷하다. IBK 기업은행은 현대건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2승 2패(승점6) 로 4위로 처졌다.
이 감독의 충격요법이 어떤 효과로 나타날지 다음 경기 결과가 궁금해진다. IBK 기업은행은 오는 31일 홈코트인 화성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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