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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영플레이어상 후보 3인방 해부②수원 삼성 권창훈


[창간 11년 특집]애늙은이 별명, 염기훈 "팀에 활기 불어넣고 재능 넘쳐"

[이성필기자] 2015년 K리그 클래식 영플레이어상 경쟁이 뜨겁습니다. 창간 11주년이 된 조이뉴스24는 23세 이하, K리그 3년 차 이내 선수들 가운데 올 시즌 빼어난 활약으로 영플레이어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3인방(전북 현대 이재성, 수원 삼성 권창훈, 성남FC 황의조)을 3회에 걸쳐 다양하게 탐구해봤습니다. 11월 넷째 주에 최종 후보 3인이 선정되는데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이들 3명이 후보로 유력합니다. 스스로 상을 달라고 주장하기 민망(?)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들을 지지하는 팀 주장들의 지지 선언문을 함께 담았습니다.

지난달 17일 전북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를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수원 삼성 권창훈의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

당시 권창훈은 A대표팀의 일원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쿠웨이트 원정에 선발로 나서서 한국의 1-0 승리에 공헌하는 등 대표팀 중원의 한 축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황 감독은 "권창훈의 움직임이 정말 좋더라. 계속 상승세를 타면 힘든 느낌이 없이 즐겁게 뛰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의 권창훈이 딱 그런 것 같다. 정말 무섭더라. 수원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기쁠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권창훈의 장점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나쁜 기억을 빨리 잊는다는 것이다. 아쉬운 장면에 사로잡혀서 끌려가게 된다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성남FC와의 35라운드가 그랬다. 당시 권창훈은 후반 40분 헤딩슛을 했는데 골대를 맞은 공을 성남 골키퍼 박준혁이 쳐내 노골이 선언됐다. 그런데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선 뒤였고, 사후 비디오 분석 결과 골이었다. 수원 관계자들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당시 경기의 제1 부심을 중징계하며 오심을 인정했다.

권창훈도 1부심에게 격하게 항의했다. 말수도 적고 순둥이인 평소의 그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수원 삼성 리호승 사무국장은 "(권)창훈이가 그렇게 화를 내는 경우는 처음 봤다. 얼마나 억울하면 그랬겠냐.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라고 안타까워했다.

권창훈도 경기 당일에는 이 장면을 쉽게 잊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말끔히 머릿속에서 털어냈다. 억울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물음에도 "이미 끝났는데요, 뭐. 괜찮습니다. 다음 경기에 뵙죠"라며 대범함을 보였다.

수원 유스 매탄고 출신인 권창훈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능력이 뛰어나다. 전방을 보는 시야가 좋아 이른바 '택배 패스'도 종종 보여준다. 과감한 슈팅력도 있다. 상대 수비가 헐거워지고 골문과 거리만 멀지 않으면 바로 슈팅을 한다. 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과의 원정 4차전 골이 대표적이다.

권창훈은 리그 후반부 들어 힘을 내고 있다. 19라운드 처음으로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리더니 이후 24, 25, 27, 32라운드에서도 최고 미드필더로 선정됐다. 27, 32라운드에서는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영플레이어상 경쟁자 이재성(전북 현대), 황의조(성남FC)가 한 차례씩 MVP로 뽑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권창훈이 기록에서 앞선다. 체력적인 한계가 오는 후반부에 강함을 증명하고 있다.

2013년 K리그에 데뷔해 8경기 1도움을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20경기 1골 2도움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더니 올해 32경기 8골로 화려하게 스타로 떠올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골, A대표 3골 등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도 받았다.

팀에서는 '빵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빵집 아들로 귀여운 인상까지 겹치면서 '빵훈이'가 됐다. 그러나 어린 이미지와는 달리 연습벌레고 축구만 생각한다. '애늙은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기자가 수 차례 "잘해서 좋죠"라고 물어봤지만 매번 "아직 멀었다. 더 해야 한다"라는 어른다운 자동 응답이 돌아왔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세 후보의 구분점은 확실하다. 권창훈의 경우 확 떠오르는 영플레이어지 않느냐. 남은 경기에서 자신이 더 돋보이는 활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권창훈의 골에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총 15도움으로 도움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수원 주장 염기훈도 권창훈에게 고마워하고 있다. 정대세라는 공격 파트너가 빠져나간 상황에서 권창훈 덕분에 K리그 통산 최다 도움 1위 기록을 쓰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 권창훈이 염기훈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수원이 2위 탈환에도 성공한다면 영플레이어상은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

다음은 수원당(黨) 염기훈 대표의 권창훈 지지 선언문이다. 염기훈의 구술을 선언문 형태로 꾸몄다.

축구팬 여러분, 그리고 권창훈을 지지해주실 관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푸른피가 흐르는 남자, 수원당 대표 염기훈입니다.

권창훈 후보는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수원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는, 재능이 넘치는 당원입니다.

이제 스물한 살인 권창훈 후보의 나이는 어립니다. 그러나 저돌적이고 팀이 중요할 때 골도 넣어주는 최고의 남자입니다. 제 판단에는 성남당의 황의조 후보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의조 후보도 팀에서 결승골을 많이 넣어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수상은 권 후보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전북당의 이재성 후보도 소속당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팀 활약과 상관없이 팀만 보더라도 우리 권 후보는 충분히 경쟁이 된다고 봅니다.

전북당 최강희 봉동이장님께서 우리 권 후보가 겉늙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권 후보가 이 후보보다 얼굴이 더 어리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권 후보의 행동이 애늙은이처럼 보이지만 영플레이어상 수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잘하고 있는 권 후보입니다. 장기인 드리블에다 스루패스만 좀 더 잘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스루패스가 제게로만 온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권 후보! 도움 능력은 뛰어나고 슈팅도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골대 쪽으로만 더 하면 들어가겠지요. 남은 3번의 실전에서 골 욕심도 내주시기를 바랍니다. 영플레이어상은 권 후보의 것이라 확신합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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