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인가, 잔류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 가네모토 도모아키(47) 한신 타이거즈 감독이 오승환이 포함된 마무리투수 육성 계획을 밝혔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12일 가네모토 한신 신임 감독이 젊은 마무리를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며 그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전했다. 3점의 리드 상황에서는 오승환 대신 젊은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물론, 오승환이 내년 시즌에도 한신 유니폼을 입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가네모토 감독은 "예를 들어 (3점차의) 세이브 상황이라도, 상대가 하위타선이라거나 대타가 남아 있지 않다면 오승환을 쉬게 하고 젊은 투수를 투입한다"며 "거기서 주자가 나가면 '오승환, 나가 줘'라고 한다. 그 정도 여유를 갖고 젊은피를 키워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네모토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경험치가 늘어날 것"이라며 "미안하고, 팀 사정을 우선시 한 계획이긴 하지만 오승환에게도 물론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가네모토 감독이 직접 오승환의 이름을 수 차례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언뜻 오승환이 내년 시즌 한신에 잔류할 것에 대한 확신이 깔려있는 뉘앙스가 풍긴다. 때마침 최근 일본 언론들은 한신이 오승환의 잔류에 전력을 다할 방침임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가네모토 감독의 내년 시즌 구상은 김칫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한신 잔류보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승환이 떠난다면 가네모토 감독의 마무리투수 운영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가네모토 감독이 오승환을 3점 차에서 쉬게 하겠다는 것은 거꾸로 오승환을 잔류시키기 위한 하나의 미끼(?)일 수도 있다. 지난달 스포츠닛폰은 오승환이 자신의 기용법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잦은 연투에 대한 부담이 한신을 떠나려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
만약 스포츠닛폰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가네모토 감독이 언론을 통해 밝힌 '충분한 휴식' 계획은 오승환의 마음을 돌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도 아니다.
오승환은 한신 입단 첫 시즌이던 지난해 39세이브에 이어 올 시즌 41세이브를 기록, 2년 간 총 80세이브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구원왕 2연패를 달성했다. 여러모로 한신이 오승환 잔류에 목을 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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