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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위기 관리…조상우·정우람, 빛바랜 구원역투


경기 중반 2차례 위기 완벽 극복…패했지만 유일한 위안

[김형태기자] 기가 막힌 역투행진이었다. 경기 중반부터 투입된 한국 불펜은 고비마다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억제하며 한국이 따라갈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선발 김광현을 구원한 2번째 투수 조상우과 조상우를 이은 정우람의 투구는 이날 한국 경기의 백미로 꼽을 만했다.

한국이 0-2로 뒤진 5회초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특유의 묵직한 강속구를 앞세워 미국 타선을 힘으로 제압했다. 안타 하나면 추가 2실점하는 상황에서 최고 150㎞의 강속구로 프레이저를 공 3개만에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희생플라이 상황을 지운 그는 한결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후속 아이브너까지 헛스윙 삼진처리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보여준 특유의 '불덩어리 같은' 강속구'를 마음 먹은 대로 뿌린 결과였다.

조상우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번에는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에 몰렸다. 선두 댄 블랙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후속 맥브라이드에게 우전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자 이번에 불을 끈 건 좌완 정우람이었다. 조상우 대신 급히 투입된 그는 스콜라파니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에 몰렸다. 자칫 대량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우람은 흔들리지 않았다. 패스토니키를 우익수 짧은 플라이로 처리해 3루주자를 묶어둔 뒤 롤핑을 공 3개만에 헛스윙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3번째 타자 소토를 3루수 땅볼 처리하며 최대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기염을 토했다. 소토의 타구는 총알처럼 날아가는 강습이었으나 3루수 황재균이 몸을 낮게 날리면서 잡아 3루를 직접 터치해 3번째 아웃을 만들어냈다.

정우람은 7회 두 타자를 여유있게 아웃 처리한 뒤 심창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두 믿음직한 구원요원들의 역투에 자극받은 한국은 결국 7회 침묵을 깨고 동점을 만들었다. 이미 8강 진출을 확정지은 점, 박병호, 손아섭 등 일부 주전 야수들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다소 무기력하게 끌렸지만 7회 한 번의 기회에서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차 열세를 한꺼번에 만회했다.

한국 불펜진의 역투가 발판이 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만약 6회와 7회 실점 상황서 한 점이라도 내줬다면 경기 분위기는 미국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을테고 7회초 반격의 계기도 만들기 어려웠을 수 있었다. 한국 허리진의 핵심 듀오가 만든 짜릿한 결과라고 해도 무방한 경기 내용이었다.

이들의 합작 기록은 2.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탈삼진 4개에 볼넷 2개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 투수들이 잡은 30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가장 강렬했던 5개의 아웃이었다. 비록 한국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아쉽게 2-3으로 패했지만 이날 조상우와 정우람은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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