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인식호의 '리드오프' 이용규(30, 한화)가 스스로 차린 밥상을 2번이나 엎어버렸다. 한국이 고전 끝에 패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이용규는 15일 대만 타이베이 티안구무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미국과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며 활짝 웃지 못했다. 연장 승부치기에서는 보내기번트 실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한국 첫 출루의 주인공이 이용규였다. 이용규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수 방면 기습번트 안타를 만들어낸 뒤 3루수의 악송구가 겹치며 2루에 안착했다. 그러나 3루 도루를 시도한 것이 투수 제크 스프루일에게 간파당하며 3루에서 허무하게 아웃됐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이용규는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번트 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번엔 번트 타구가 투수 정면을 향했지만 타구 속도를 절묘하게 조절, 빠른발을 이용해 1루에서 여유 있게 세이프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투수의 1루 견제구에 걸리며 아웃되고 말았다.
이후 이용규는 6회말과 8회말 2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톱타자 정근우의 5타수 무안타 침묵과 함께 테이블세터진이 찬스를 만들지 못하자 한국은 점수를 뽑지 못해 고전을 이어갔다. 미국 선발 제크 스프루일(6이닝 무실점)의 호투도 한 몫을 했다.
다행히 한국은 0-2로 뒤지던 7회말 이대호와 손아섭이 얻어낸 볼넷으로 찬스를 잡은 뒤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로 어렵사리 동점을 이뤘다.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10회초, 먼저 1점을 내준 한국은 10회말 주자 2명을 놓고 이용규의 타석부터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용규는 번트를 성공시키지 못한 채 투스트라이크로 몰린 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결국 한국은 10회말을 득점없이 끝내며 2-3으로 미국에 무릎을 꿇었다.
이용규는 이번 대회 들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급체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경우도 있었다. 이날은 특유의 재치 있는 기습번트를 두 차례나 성공시키며 제 몫을 해내는가 했지만, 아쉽게도 주루 플레이에서 찬물을 끼얹으며 한국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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