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조승우가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과 호흡한 소감을 알리며 그와 그토록 함께 연기해보고 싶었던 배경을 말했다. 바로 어제도 이병헌의 집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는 조승우는 '내부자들' 촬영 이후에도 그와 남다른 우정을 쌓아오고 있었다.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 제작 (유)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의 개봉을 앞둔 배우 조승우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 원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다. 조승우는 빽도 족보도 없이 근성 하나 믿고 조직에서 버텨온 무족보 열혈 검사 우장훈 역을 그려냈다. 경상도 사투리와 능청스러운 연기가 만나 감탄할 만한 캐릭터가 완성됐다.
이병헌은 정치 깡패 안상구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쳤고 백윤식은 국내 유력 보수지 정치부 부장을 거친 현역 최고의 논설 주간 위원 이강희 역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안상구 역 이병헌과 우장훈 역 조승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했다. 그는 과거 이병헌의 출연작을 가족과 함께 시청하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의 감흥을 말했다. 조승우는 "워낙 어릴 때부터 TV로 이병헌을 봤었다"며 "가족들과 같이 봤는데, 그 때 어머니와 했던 말들이 생각난다. '까맣다' '웃는게 너무 매력있고 귀엽다' 등의 말을 나눴다"고 알렸다.
"저도 누나도 좋아했어요. 가족들과 저녁에 드라마를 보는 낙이 있었는데, '내일은 사랑' 같은 곳에 이병헌 형이 나올 때였죠. 본인이 그 때의 연기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볼 때 연기가 자연스러웠어요.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았죠."
'내부자들'을 통해 이병헌과 가까이 대면하기 전, 조승우에게는 월드스타 이병헌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좋다면 좋은, 오해라면 오해일 수 있는 편견이었다. 도전적인 필모그라피, 인기의 스케일 등이 그런 생각을 굳어지게 했다. 조승우는 "영화를 15년 하면서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지켜봤다"며 "여러 사람들이 볼 때 잘 생긴, 혹은 섹시한, 혹은 TV와 영화 분야를 동시에 이끄는 한류 스타 아니었겠나"라고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도 이병헌은 톱스타를 넘어선, 한국 슈퍼스타 중에서도 비즈니스 적인 면도 가지고 있을 것 같고 엄청난 재력도 있을 것 같고, 그럴 것 같이 느꼈어요. 막상 만나보니 이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바보더라고요. 영화 하나밖에 모르고요. 아무것도 (특별히 하는 일이) 없고 시나리오만 검토하고 있어요. 집에서 AV시스템으로 영화를 보고 있고요. 늘 '너 그거 봤냐?' '거기서 카메라 워킹 봤나?' '그 사람 연기 봤나?' 하고 물어요. 너무 영화 이야기만 해서 가끔 갑갑할 때도 있죠.(웃음) 진짜 소탈한 배우라는 인상이 있어요."
흥행보다, 끌리는 어떤 것을 좇아 작품을 택하는 성향 역시 두 사람의 친분에 영향을 줬다. 조승우는 "이병헌은 필모그라피를 봐도 종잡을 수 없다"며 "늘 멋 부리는 것만 하는 배우는 아니더라. '달콤한 인생'과 '놈놈놈', '공동경비구역', '그해 여름' 등 전혀 다른 작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냥 흥행만 보고 가는 배우는 아닌 것 같고. 시나리오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을 보니 그런 면에 공통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조승우는 이병헌보다 자신의 키가 더 작다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두 사람의 키 차이에 대한 질문에 "실제로 재 봤는데, 제가 작다"며 "이병헌의 집에 자주 놀러가는데, 신발을 벗고 재 봤다. 제가 173.3cm인데 이병헌 형이 177~178cm는 되는 것 같았다. 내심 키가 궁금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제도 병헌 형의 집에 놀러갔었다"고 답을 이어 간 조승우는 그의 집에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느냐고 묻자 "형수님(이민정)이 밥 차려을 주면 밥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와인도 마시고 영화 이야기를 한다"며 "아기가 초저녁에는 자니까 살금살금 걸어다닌다. 말도 작게 한다. 어제도 같이 밥을 먹고 맥주 한 잔을 마셨다"고 답해 남다른 친분을 드러냈다.
한편 영화는 '파괴된 사나이'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8일 저녁 전야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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