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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병호' 강지광 "바닥부터 시작" 각오


부담감은 없어…"부상 트라우마 없앤다" 강조

[류한준기자] '뉴 웨이브' 시즌 1이다. 미국 드라마 제목 같지만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내년 키워드다.

넥센은 올 시즌과 견줘 2016시즌 변화가 많을 전망이다. 우선 목동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안방이 바뀐다.

고척스카이돔은 목동구장보다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돔구장이라는 형태를 떠나 일단 구장 규모가 목동구장보다 크고 넓다.

여기에 지난 2011시즌 넥센 합류 후 올 시즌까지 186홈런을 쏘아 올리며 주포 역할을 해온 박병호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입단 협상 중이다. 팀을 떠나는 것이 기정사실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유한준, 이택근의 거취도 지금까지는 안갯속이다.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박병호까지 빠진다면 넥센 타선의 위력은 예전같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 박병호를 찾아야 한다. 넥센에게는 이 부분이 내부 FA 잔류나 외부 FA 영입보다 더 급한 과제일 수 있다.

▲강지광, 부상 트라우마 벗어나야

염경엽 넥센 감독은 김시진 전 감독에 이어 팀 지휘봉을 잡은 2013년부터 한 선수를 주목했다. 바로 강지광(외야수)이다. 염 감독은 강지광의 잠재력과 펀치력에 초점을 맞췄다. 팀 타선에서 '포스트 강정호와 박병호' 시대를 이끌 주축 선수 중 한 명으로 꼽은 것이다.

하지만 강지광은 아직까지 1군에서 제대로 된 기량을 선보인 적이 없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는 지난해 1군에 단 한 경기에 나왔다. 올 시즌에도 13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유는 부상 때문이다. 전 소속팀 LG 시절에도 그랬다. 투수에서 타자로 포지션을 바꾼 가장 큰 이유도 역시 부상이 원인이 됐다.

강지광도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유망주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강지광은 "지난 2년 동안은 말로만 야구를 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팬들에게 보여드린 부분이 내 실력인 것 같다"면서 "지난 시간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상에 대해 누구를 탓할 게 아니라는 의미다. 주변의 기대와 높은 평가에 귀가 솔깃했던 적도 분명히 있다. 그는 "야구선수로서 내 자신의 즐거움을 잊어버렸던 것 같다"며 "야구선수로 최선을 다하고 싶고 그라운드에서 동료선수들과 웃음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부상 때문에 재활과 치료에 시간을 보낸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망주 캠프, 힘들지만 즐겁죠

강지광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누구보다 의욕이 넘쳤고 기대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호사다마였다. 시범경기부터 일이 꼬였다.

시범경기 첫 상대인 kt 위즈와 경기에서 상대 투구에 손목을 맞는 부상으로 정규시즌 개막전 엔트리에서 빠졌다. 손목 상태가 회복됐으나 지난 4월 18일 열린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팀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상태가 악화돼 결국 지난 7월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

강지광은 "현재 몸상태는 70%정도"라고 했다. 100% 상태가 아직은 아니기 때문에 강지광도 팀도 조심스럽다. 유망주캠프에서 타격과 주루 훈련을 할 때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지금은 모든 훈련 일정을 별 탈 없이 소화하고 있다"며 "더 나아질 거라고 본다. (훈련량을) 잘 조절하면서 다리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최근 근황을 전했다.

팀이 강지광에게 기대하는 건 두 가지다. 부상없이 한 시즌을 풀로 뛰는 것. 그리고 강정호와 박병호의 뒤를 이를 중심타자로 성장하는 부분이다.

그는 '포스트 강정호와 박병호'가 돼 달라는 주위의 기대감에 대해 "부담은 없다"고 웃었다. 강지광은 "오히려 후보로 꼽히는 부분에 감사하다. 두 형들처럼 잘 해내자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간단했다. 아직 제대로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강지광은 "맨 밑바닥부터 시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가올 2016시즌 마음속으로라도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진 않았다. 그는 "기록이 아닌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부상 또는 성적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없애는 노력이 가장 우선이라고 본다. 내 자신과 야구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이 목표라면 목표"라고 했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유망주캠프가 즐겁다. 하루 하루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모든게 새롭기만 하다. 강지광은 "동료 선수들도 정말 잘 해주고 도와주고 있다. 최고의 기분으로 야구를 하고 훈련을 한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는 "기본기 훈련은 당연하다"면서 여전히 유망주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스스로가 그 부분에 얽메이지 않으려고 한다.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오는 새처럼 부상의 아픔과 기억을 캠프에서 하나씩 지우고 있다. 그래서 유망주캠프에서 누구보다 더 많은 땀방울을 쏟고 있는 것이다. 강지광에게 내년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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