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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관중의 서포터화' 가능성 보인다


모든 홈관중 서포터 응원 동참, 열광적인 분위기 만들어

[이성필기자] K리그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의 원동력은 경기력 이상으로 열광적인 응원 분위기를 연출해준 팬들의 힘이다.

전북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FC와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치렀다. 이날 2만8천460명이 경기장을 찾아 올 시즌 홈 19경기에서 총 33만858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K리그 전체 관중 1위가 됐다. 전통적인 흥행구단인 수원 삼성이 홈 2경기가 남았지만 올해 관중석 2층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많아야 5만명밖에 모으지 못해 전북의 관중 1위가 확정됐다.

전북이 시즌 최다 관중 구단이 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 수원 등 수도권 연고 구단이 아닌 지방구단에서 관중 1위를 달성한 것은 2003년 대전 시티즌 이후 12년 만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다. 평균 관중도 1만7천413명으로 1위다.

전북의 관중몰이 성공은 선수단-프런트-팬이 합심해 얻은 결과다. 선수단은 프런트가 홍보의 장을 만들면 적극적인 경기 홍보에 나선다. 프런트는 유관기관 및 후원사와의 협력을 통해 구단의 가치를 높인다. 팬들은 이런 구단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올 시즌 전북은 K리그의 응원 문화인 서포터 제도가 전관중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날 성남전 후반 36분 서상민의 동점골이 터지자 원정팀 응원단이 위치한 남쪽 관중석을 제외한 전 관중석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오~오~렐레'라는 응원을 함께 펼치는 것은 장관이었다.

오~오~렐레 응원은 전북 서포터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장내 아나운서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서포터석에서 응원이 시작되자 일반석 관중도 따라하는 등 그야말로 뜨거운 열기가 분출됐다. 파도타기가 경기장을 다섯 바퀴나 도는 등 참여형 응원도 끊이지 않았다.

전북 구단은 지난해부터 일반 관중의 오~오~렐레 응원 유도를 위해 매 경기 전 전광판에 응원 방법을 노출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체감 형성에 딱 맞는 동작이었고 점점 관중들의 호응과 참가가 늘어났다.

전북이 자치단체와 좋은 호흡을 보이고 있는 장면도 나왔다. 골이 터지자 본부석의 송하진 전라북도 도지사는 박수를, 김승수 전주시장은 두 손을 들며 환호했다. 마침 이날 베트남 축구협회 임원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고 있었는데 K리그의 우수한 축구 문화를 보여줄 수 있었다.

경기 후 우승 공식 시상식 때도 상당수의 팬들은 바로 경기장을 빠져 나가지 않고 함께 축제를 즐겼다. 전북 구단은 공약대로 선수들이 상의를 벗고 근육을 공개하는 세리머니를 유도했다. 노장 이동국부터 차례대로 상의를 벗어 던지며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최강희 감독이나 선수단은 관중의 뜨거운 열기에서 다음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최 감독은 "유럽처럼 리그 우승 후 도청이나 광장에서 몇 십만 명의 시민이 모여 즐기는 장관를 만들고 싶다"라며 늘 꿈꿔왔던, 축구단과 연고지가 일체감을 형성하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동국도 "정말 자랑스럽다. 서울이나 수도권 도시에 비해 인구가 적은 전주에서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팬들도 전북 만의 특유의 색깔이 있다. 이렇게 뜨거운 관중 앞에서 뛰지 않을 수 없다"라며 열광적인 응원 문화에 찬사를 보냈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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