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KBS 드라마국이 어깨를 폈다. 한자릿대 시청률에서 전전하던 평일 밤 미니시리즈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 2015년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2015'와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가 지상파 3사 시청률 경쟁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25일 방송된 '장사의 신-객주2015'(극본 정성희 이한호 연출 김종선 김동휘)는 전국 시청률 12.2%(닐슨코리아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를 지켰다. 지난주 방송분(11.7%) 보다 0.5%포인트 상승한 최고시청률이다. 동시간대 MBC '달콤살벌 패밀리'와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은 각각 7.6%와 5.5%에 그쳤다.
'장사의 신'이 두자릿대 시청률과 동시간대 1위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면 '오 마이 비너스'는 한창 치고 올라서는 상황이다. 수목극 꼴찌에서 시작해 동시간대 2위까지 꿰찼다. 이제 남은건 '육룡이 나르샤' 뿐이다.
'오 마이 비너스'(극본 김은지 연출 김형석 이나정)는 지난 24일 방송분에서 전국 시청률 9.4%를 차지하며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같은 시간 SBS '육룡이 나르샤'는 12.6%, MBC '화려한 유혹'은 8.3%를 기록했다.
'장사의 신'과 '오 마이 비너스'의 활약은 시청률도 화제성도 잃은지 오래인 KBS 드라마에 단비같은 역할이 되어주고 있다. 특히 '오 마이 비너스'는 '시청률의 늪'이라 불리는 KBS 월화극 자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부활'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작 '발칙하게 고고'의 첫 방송 시청률(2.2%)을 비교해 볼때 '오 마이 비너스'의 활약은 더욱 빛이 난다.
'장사의 신'과 '오 마이 비너스'의 성공비결은 서로 다른 부분에 있다. '장사의 신'은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정통사극. 덕분에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눈길을 일찌감치 사로잡았다. 장사꾼의 성장기인 덕분에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시청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사극의 대가' 김종선 PD는 배우들의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고, '쪽대본'과 '밤샘촬영'이 없는 현장은 배우들의 열정을 100% 쏟아낼 장을 만들어줬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률 상승은 당연한 결과인 지도 모른다.
'오 마이 비너스'는 헬스힐링로맨스라는 색다른 장르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특히 '육룡이 나르샤'와 '화려한 유혹' 등 무겁고 진득한 스토리의 50부작 드라마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상큼발랄 로맨스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 소지섭-신민아 '비주얼 커플'의 존재감도 남달랐다. 매회 명품 몸매를 자랑하는 '소간지' 뿐 아니라 뚱뚱해도 귀여운 신민아의 모습은 2040여성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여기에 정겨운, 유인영, 성훈, 헨리 등 조연들의 뜨거운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비결이다.
'장사의 신'과 '오 마이 비너스' 덕분에 KBS드라마국의 연말은 따뜻할 전망이다. 이제 남은 건 KBS연기대상이다. 과연 '장사의 신'과 '오 마이 비너스'는 평일 밤을 살려낸 공을 어떤 상으로 보답받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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