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KBO리그 2차 드래프트 결과가 27일 공개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11년부터 2차 드래프트 제도를 시행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시하고 있는 '룰5 드래프트'를 기본으로 삼은 제도다.
각 구단별로 보호선수 40인 명단을 정하고 여기서 제외된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서 영입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는 2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성공사례는 물론 있다. 2011년 열린 첫 번째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옮긴 김성배(롯데 자이언츠)와 이재학(NC 다이노스)이 대표적이다.
두 선수 모두 두산 베어스의 보호선수 40인 명단에서 빠졌고 각각 롯데와 NC에게 지명을 받아 이적했다. 김성배와 이재학은 새로운 소속팀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김성배는 롯데 합류 후 4시즌 동안 218경기에 등판해 38세이브 34홀드(8승 11패)를 기록하며 불펜진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이재학은 NC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그는 2013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김성배와 이재학은 2차 드래프트를 바라보는 각 구단의 시선을 바꾼 결정적인 케이스가 됐다. 제도 도입 당시만 해도 '전력 보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두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연착륙에 성공하며 전력에 큰 보탬이 되자 2차 드래프트의 중요성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2013년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도 허준혁(두산) 심수창(롯데) 김민우(KIA 타이거즈) 등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성공 사례로 남았다.
2차 드래프트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각 구단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각 팀마다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유망주를 지켜야 한다. 이번에는 주전으로 활약해온 몇몇 베테랑급 선수들이 4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얘기까지 나돌다 보니 수싸움은 더해졌다.
각 구단은 지난 22일 KBO에 보호선수 40인 명단을 제출했다. 변수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다. 올해 2차 드래프트는 FA 원 소속구단 우선 협상 기간과 겹쳤다.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회 일정 때문이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중 일부가 야구대표팀에 소집되다보니 이를 고려해 일정이 뒤로 밀렸다. 앞선 두 차례 2차 드래프트는 FA 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뒤에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FA 협상까지 겹쳐 사정이 달라졌다. 각 구단이 더욱 머리를 싸매고 고심을 했던 이유다.
2차 드래프트는 각 구단에서 3라운드까지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한 구단이 최대 3명을 데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1라운드에서 뽑힌 선수는 3억원, 2라운드는 2억원, 3라운드는 1억원을 전 소속팀에게 보상금으로 준다.
2차 드래프트는 FA와 달리 구단 입장에선 부담이 크지 않은 투자다. 데려온 선수가 예상 밖으로 활약한다면 투자 대비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전력보강에 분명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2차 드래프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반면 유망주들을 내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보니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각 구단들은 이번 주말을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보낼 것으로 보인다.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다음날인 28일은 FA 원 소속구단 우선 협상이 끝난다. 집토끼를 단속하고, 염두에 두고 있던 FA를 잡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해야 한다. 또한 보류선수 명단을 KBO에 제출해야 한다. KBO는 오는 30일 보류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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