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 필요성'으로 본 박석민의 행선지

[정명의기자] 지금까지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의외의 소식은 박석민(30)이 삼성에 잔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은 꼭 필요한 자원은 어떻게든 눌러앉혀왔기 때문이다.

박석민은 아직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나이가 이제 겨우 30대 초반이다. 다음 FA 계약 때까지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나이와 기량이다. 그런 박석민을 삼성이 잡지 못했다는 것은 박석민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몸값이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석민 영입에 나설 구단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단숨에 3루 수비는 물론, 타선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 특히 3루수 자원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은 팀이라면 적극적으로 박석민 영입에 나서볼 만하다.

올 시즌 라인업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3루 포지션이 가장 취약했던 팀은 한화다. 한화 3루의 주축은 김회성과 주현상이었다. 하지만 김회성은 수비에서, 주현상은 공격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또 다른 3루수 요원 송광민은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다.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확실한 주전 3루수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외국인 선수 루츠, 로메로가 연이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허경민이라는 신예가 국가대표 3루수로 성장했다. NC에는 지석훈이 공수겸장으로 거듭난 가운데 모창민이라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도 포진해 있다.

넥센에도 김민성과 윤석민이라는 공격형 3루수가 존재한다. 윤석민의 수비가 다소 불안한 편이었지만 올 시즌 경험을 쌓으며 한 단계 성장했다. SK에는 최정이라는 거물 3루수가 버티고 있다. KIA는 FA였던 베테랑 이범호를 잔류시켰다. LG와 kt는 외국인 선수 히메네스, 마르테와 재계약을 마쳤다.

롯데의 경우 변수가 있다. 주전 3루수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 황재균이 성공적인 포스팅 응찰을 받아 메이저리그로 떠난다면 3루에 공백이 생긴다. 이 경우 박석민에 대한 롯데의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전 3루수의 여부만으로는 박석민의 행선지를 예측하기 어렵다. 박석민 정도의 선수라면 기존 주전의 포지션을 이동시켜서라도 영입할 가치가 있다. 과거 KIA도 일본에서 복귀한 이범호를 영입하며 MVP 출신 주전 3루수였던 김상현(현 kt)을 외야수로 전업시킨 사례가 있다.

박석민이 삼성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여전하다. 시장에 박석민의 몸값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영입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12월6일부터는 삼성과의 재협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단 시장에 나온 만큼 이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벌써부터 박석민이 지난해 최정이 기록한 야수 FA 최고액 86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과연 '최대어' 박석민은 어느 정도의 몸값을 받으며 어느 팀과 계약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