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북 현대에 소속되지 않았다면 이 상을 탈 수 있었을까 싶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 현대)의 통산 네 번째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은 여전히 감동이었다. 그 역시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국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트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에 선정됐다. 2009, 2011, 2014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수상이다. 역대 K리그 MVP 최다 수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했다.
1987년 대우 로얄즈 이후 한 팀에서 감독상, MVP,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이 같이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전북은 이동국의 MVP 외에 최강희 감독이 감독상, 이재성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해 주요 상을 휩쓸었다.
이동국은 "MVP가 전북에서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었다. 4표 차로 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개인이 아닌 팀과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라고 또 한 번의 수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즌 중 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동국은 "경기력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시선이 있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연습이나 경기마다 더 잘하려고 했다. 집에서 보고 있을 아이들이 소중하다"라며 경기력 유지와 성공적인 오 남매 육아에 모두 힘썼음을 강조했다.
네 번째 MVP 수상은 그 스스로도 놀라운 일이다. 이동국은 "축구를 하면서 MVP가 되지 못하는 이들도 많은데 감동이다. 전북 소속이 아니었다면 이 상을 탈 수 있었을까 싶다"라며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최강희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도 보냈다. 지난 2009년 이동국을 영입해 재기를 도우며 '재활공장장'으로 불렸던 최 감독을 향해 이동국은 "감독님이 우리를 버리고 갈 지 의문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중동의 대형 클럽에서 최 감독을 영입하고 싶다는 소문이 있는 것에 대한 이동국의 진심이었다.
이어 "내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주셨다. 우리가 늘 우승할 수 있다며 의심하지 않으셨다. 혹시 감독님이 다른 구단으로 가겠다고 하면 나는 1+1으로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재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올 시즌 전북과 계약이 종료되는 이동국과 전북 구단은 아직 아무런 합의 소식이 없다. 이동국도 "12월까지 계약이 늦어지는 것은 내가 더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년에 전지훈련을 가지 못하면 아파트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강희 감독은 "그럴 일은 없다. 마음 같아서는 포항에 가서 1년만 더 뛰고 백의종군 하겠다고 하는 말을 하는 게 옳을 것 같다"라고 농담을 건넨 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재계약 문제는 내게 맡겨달라"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동국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뛰고 있는데 아직까지 힘들어서 은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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