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여자 핸드볼이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제대로 된 예방주사를 맞았다.
여자 핸드볼은 덴마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16강전에서 러시아라는 큰 벽에 막혀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쉬움이 컸지만, 소득도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 유럽 강호 프랑스와는 모두 비겼다. 힘과 기술로 무장한 두 팀을 상대로 패하지 않으며 경기 운영 능력을 키웠다.
독일과 러시아 등 유럽 최정상권 팀들을 상대로는 체력 보완과 공격 루트 개발이라는 과제도 얻었다. 두 팀 모두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지만, 승부처에서의 한 방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프랑스전에서는 오심 논란을 부각해 올림픽에서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이 비디오 분석을 하고도 오심을 했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의 핫산 무스타파 회장이 선수대기실까지 찾아와 이례적으로 사과를 할 정도로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졌다.
임영철 감독은 세대교체를 시도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최수민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며 경기 경험 쌓기에 초점을 맞췄다. 선배들 없이 어린 선수들로도 어느 정도는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경기 운영 능력이 다소 부족했어도 임 감독이 원하는 국제 경기 경험은 제대로 얻었다.
주전 센터백 김온아 없이 치른 것도 명암이 뚜렷했다. 한국은 대회마다 김온아가 중앙을 파고들며 해결사 역할을 해주며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류은희, 심해인 등이 좌우로 퍼져 공간을 만들며 유럽을 상대했다. 이들이 부상으로 제기량을 발휘하지 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 정상 컨디션으로 대회에 나선다면 더욱 위력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김온아의 대안이었던 권한나나 정지해가 완벽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권한나의 경우 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안정감을 찾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정지해는 7m 스로 상황이 아니면 효율성이 떨어졌다. 정지해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왼무릎 퇴행성 관절염 부상을 안고 뛰었다. 풀타임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기 몫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었다. 대표팀은 각 구성원이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코리아리그를 비롯해 유니버시아드, 전국체전 등 할 일이 많았다. 길게 보면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직후 곧바로 국제 대회를 준비하느라 겨울 휴식기 없이 1년을 보낸 셈이다.
임영철 감독도 "선수들이 대회 출전이 많은 상태로 대표팀에 와서 지쳐있다. 동일한 컨디션을 만들기가 정말 어렵다"며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몸을 만들고 체력을 향상하면서 정신력까지 발휘된다면 올림픽 메달권 진입도 노려볼 수 있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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