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센터 이선규가 베테랑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선규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맞대결에서 블로킹 실력을 뽐냈다.
그는 오랜만에 두자릿수 득점(10점)을 올렸는데 그중 8점을 가로막기로 올렸다. 이선규가 블로킹에서 힘을 낸 삼성화재는 가로막기 갯수에서 14-10으로 KB손해보험을 제쳤다. 삼성화재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KB손해보험을 꺾었다. 또한 높이에서도 상대를 앞섰다.
이선규는 윤봉우(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 하경민(대한항공) 등과 함께 오랜기간 한국남자배구 센터라인을 책임졌다. 이제는 그자리를 박상하(우리카드) 신영석(상무) 등 후배들에게 넘겨줬지만 아직까지 상대 공격 흐름을 끊는 능력은 여전하다.
이선규의 진가가 발휘된 건 연속블로킹을 잡아낸 3, 4세트다 그는 3세트 19-14로 앞선 가운데 KB손해보험 마티이 시도한 퀵오픈을 잡아냈다. 이어 황두연의 퀵오픈까지 다시 가로막는데 성공했다.
이어 그로저가 황두언의 공격을 재차 가로막는데 이선규도 한몫 거들었다. 블로킹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화재는 22-14까지 달아나며 3세트 승부를 사실상 결정냈다. 블로킹으로 세트 분위기를 한번에 가져왔다.
그는 4세트에서도 블로킹 4개를 더했다. 삼성화재가 KB손해보험에게 세트를 내주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이선규의 손맛을 제대로 봤다. 그는 5세트에서도 중요한 순간 제역할을 했다.
14-14 듀스 상황에서 KB손해보험 손현종이 시도한 오픈공격을 가로막아 삼성화재의 15-14 리드를 가져왔다. 당일 8번째 블로킹이다.
삼성화재는 이후 한 점을 다시 내줘 15-15로 또 한 차례 듀스 상황을 맞았으나 그로가 연속 공격 득점에 성공해 길었던 경기를 승리로 마쳤다. 대한항공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며 3라운드 일정을 마친 것이다.
한편 이선규는 4세트 초반 상대에게 끌려갈 때 선수들을 모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KB손해보험전이 끝난 뒤 당시 상황에 대해 "오늘 플레이가 잘 안돼 선수들 모두 힘들어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뭉치자는 얘기를 건넸다"고 했다.
이선규는 "시즌 초반 팀 성적이 안좋아 좀 힘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로저가 팀에 합류한 뒤부터 시즌전부터 연습했던 부분이 맞기 시작해서 성적이 좋아졌다"고 전반기를 되돌아 봤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그동안 준비한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동료들과 손발을 더 맞춰 후반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선규의 한 경기 개인 최다 블로킹은 9개다. 현대캐피탈에서 뛰던 시절 두 차례 작성했다. 그는 지난2005-06시즌이던 2006년 3월 12일 삼성화재전과 2010-11시즌인 2010년 12월 21일 KEPCO45(현 한국전력)전에서 각각 9블로킹을 기록했다. 개인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진 못했지만 삼성화재가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데 든든한 조연 역할을 맡은 셈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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