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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선규 "그로저는 퍼니가이"


이선규, 개인 통산 800블로킹 돌파…"할 때까지 해보겠다" 각오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고비' 하나를 넘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18일 열린 OK저축은행과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4연승 신바람을 냈다. 삼성화재 베테랑 이선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로저가 팀에 합류한 뒤 OK저축은행과 첫 경기라 선수들의 의지가 남달랐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을 만나 3경기를 내리 지며 우승컵을 내줬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완패를 당했다. 이선규는 "특정팀에게 패배가 이어지면 징크스가 생길 수 있다"며 "그래서 경기 전 '오늘은 절대 지지 말자'고 선수들끼리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선규의 말대로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을 맞아 화력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V리그 한 경기 개인 최다 서브에이스(9개) 기록을 작성한 그로저(독일) 뿐만 아니라 이선규가 제 역할을 했다. 그는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가로막으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이선규는 최근 개인 통산 800블로킹을 달성했다. 지난 11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다. 그는 "숫자에는 신경쓰진 않았다"며 "그래도 800블로킹이라는 말을 들으니 조금은 의식이 되더라"고 웃었다.

이선규는 현재 팀내 최고참이다. 주장 고희진이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코트에서 주장 역할은 세터 유광우가 맡고 있지만 이선규는 묵묵히 선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그는 "부담은 크게 없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는 한 가지 말만 건넬 뿐이다. 바로 '자만하지 말자'다. 이선규는 "나 또한 해당되는 말"이라고 했다.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그 기쁨에 취하진 말자는 의미다.

이선규는 블로킹을 준비하기 위해서 "평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 네트 건너편 상대 공격수의 스파이크 패턴, 코스 파악은 필수다. 세세한 버릇 하나까지 분석하고 머리속에 담아 둔다.

그는 "한 번만 잡는다는 생각"이라며 "아무리 강한 스파이크라도 손에 걸리면 아프지 않고 짜릿하다. 낚시에서 월척을 잡을 때 느끼는 손맛과 비슷하다"고 블로킹에 성공하는 순간의 기쁨을 표현했다.

한편 이선규는 올 시즌 팀에 합류한 외국인선수 그로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레오와 스타일이 정반대"라며 "레오는 조용한 성격이라 먼저 다가서거나 말을 거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그로저는 겉보기와 달리 정말 밝다.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성격이 세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정반대였다. 유머스러운 성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로저는 이선규를 부를 때 '서니'라고 한다. 한국어 발음이 어려워서다. 그는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 시절 함께 뛴 문성민(현대캐피탈)을 부를 때도 '무니'라고 한다. 이선규는 "그로저 합류 이후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코트에서 보여주는 열정적인 자세는 팀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했다.

이선규는 800블로킹을 넘어 이제는 네 자릿수 블로킹에 도전한다. 그는 "구체적인 목표는 세워두지 않았지만 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대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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