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KBO리그를 찾는 특급 외국인 선수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역 메이저리거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은 높아질대로 높아져 있다. 지난해 유명무실하던 외국인 연봉 상한선(30만달러)이 폐지되면서 100만달러짜리 외국인 선수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한화 이글스는 에스밀 로저스와 총액 190만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이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이다. KIA 타이거즈가 새롭게 영입한 헥터 노에시 역시 총액 170만달러를 받는다.
로저스와 노에시 모두 KBO리그에 진출하기 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 KBO리그의 수준이 높아져 '어제의 메이저리거가 오늘의 KBO리거'가 돼 있는 상황이 쉽게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꼭 메이저리그의 경력, 높은 몸값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올 시즌에도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KBO리그에 진출했지만 그들의 성적은 '성공'과 거리가 멀었다. 대표적인 예가 LG 트윈스가 영입한 잭 한나한,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나이저 모건이다.
한나한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614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 LG에서 받은 100만달러의 연봉도 10개 구단 외국인 중 최고액이었다.
모건 역시 한나한 못지 않은 경력의 소유자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598경기에 출전했다. 올 시즌 연봉은 70만달러로 리그 상위권이었고, 한화의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한나한과 모건 모두 시즌 도중 짐을 쌌다. 부상으로 1군 합류가 늦어졌던 한나한은 타격 면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기대했던 3루수로서는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모건도 시즌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더니 5월 초 퇴출됐다.
재계약파 중에서도 실망을 안긴 선수가 있다. NC 다이노스의 찰리 쉬렉이다. 찰리는 지난해 NC의 에이스 노릇을 하며 올 시즌 10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거듭된 부진으로 6월 초 퇴출이 결정됐다.
반대로 저렴한(?) 몸값의 선수들이 성공한 경우도 적지 않다. SK 와이번스의 메릴 켈리, 넥센 히어로즈의 라이언 피어밴드, 롯데 자이언츠의 브룩스 레일리, kt 위즈의 앤디 마르테가 성공사례로 꼽힌다.
켈리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적은 35만달러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켈리는 11승10패 평균자책점 4.13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SK와 재계약을 맺은 켈리의 내년 시즌 연봉은 75만달러로 2배 이상 뛰었다.
피어밴드 역시 38만달러의 낮은 몸값에 넥센의 일원이 됐지만 올 시즌 13승11패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피어밴드의 내년 시즌 몸값도 총액 58만달러로 상승했다.
레일리도 올 시즌 연봉이 50만달러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11승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종료 후 레일리는 롯데와 총액 68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마르테는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이었다. 견실한 3루 수비는 물론, 타율 3할4푼8리 20홈런 89타점의 훌륭한 성적을 냈다. 60만달러로 크게 높지 않았던 마르테의 내년 시즌 연봉 총액은 85만달러가 됐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성공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들은 고만고만한 연봉으로 고만고만한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대형 투자로 큰 성공을 노리겠다는 목적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부담도 커진다. 분명한 것은 연봉과 성적이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연 내년 시즌 특급 외국인 선수들은 어떤 성적을 만들 것인가. 그 결과에 따라 외국인 선수 영입의 추세가 또 한 번 바뀔 수도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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