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이휘재와 김구라가 생애 첫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은 짧았고 담백했다. 수상의 공을 프로그램에 돌렸고, 가족을 떠올렸다.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1992년 MBC에서 데뷔한 이휘재는 23년 만에 KBS에서, SBS 공채개그맨 출신 김구라는 데뷔 22년만에 MBC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랜시간 방송계에 머물렀으나 대상 문턱에 오르지 못했던 이들은 2015년 시청자들의 사랑을 디딤돌 삼아 최고 상의 수상자로 호명됐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15 KBS 연예대상'에서 '쌍둥이 아빠' 이휘재는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휘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원년멤버로 100일이 갓 지난 '쌍둥이 형제' 서언, 서준과 함께 합류했다. 추성훈 부녀와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는 초창기 멤버로, 주말 최고 프로그램으로 안착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더불어 '비타민' MC로도 활약 중이다.
대상을 수상한 이휘재는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붉게 물들였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 순간 '슈퍼맨' 추성훈과 뜨겁게 포옹한 그는 무대에 올라 "워낙 쟁쟁한 분들이 많아서 제 깜냥으로 대상은 안 된다는 걸 10여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다 우리 아이들 덕분이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 이름을 듣는 순간 댓글을 보면 안 되겠다 싶었다"는 위트넘치는 소감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 상은 '슈퍼맨'의 아이들의 대표로 받는 것 같다. 아이들이 4달 반 됐을때 시작했다. 딱 한번만 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며 "('슈퍼맨'에 합류한) 2년 전부터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된다. 새 삶을 사는 기분이다. 모든 영광을 서언, 서준이, 아내 문정원 씨에게 돌린다"고 가족과 프로그램에 공을 돌렸다.
MBC 방송연예대상은 김구라에게 돌아갔다. 2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펼쳐진 '201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진행을 맡았던 김구라는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그는 올 한해 뜨거운 활약으로 일찌감치 대상을 점찍어뒀다. '라디오스타'와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능력자들' '세바퀴' 등 무려 다섯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적지 않은 활약을 했다.
이날 그는 "제가 '라디오스타'에서 대상을 받으면 상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니 말 같지도 않을 말을 제가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상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유재석에 대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예능 하는 사람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애쓰고 있다. 특히 유재석은 프로그램에서 늘 제가 헐뜯었지만 같은 예능인으로서 유재석에게 경외감을 느낀다.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순간이 행복하고 기쁘고 잊을 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수상의 큰 의미는 두지 않겠다. 이 수상, 방송 생활을 규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제 방송 방식에 대해 호응하지 않고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다. 제가 방송계의 문제적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대상이란 큰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정말로 여러분 덕이라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김구라는 "MC그리 보고 있니? 잘 하고 있다"고 아들 동현을 거론했고, "삶이 힘들다는 이유로 함께 하는 스태프들 이름을 잘 모르고 건성 건성 지냈는데 올해는 제가 방송 스태프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방송덕후로 거듭나겠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맺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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