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내년 시즌 박병호(29)의 장쾌한 홈런 장면은 KBO리그에서 감상할 수 없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나바로(28)도 삼성 라이온즈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와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나바로 역시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병호와 나바로는 올 시즌 KBO리그 홈런 1, 2위에 오른 선수들이다. 박병호가 53개, 나바로가 4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두 선수가 101개의 홈런을 합작해낸 셈. 내년 시즌에는 그만큼의 홈런 공백이 불가피하다.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경기의 흐름을 순식간에 뒤바꾸고, 관중석의 열기를 가장 뜨겁게 만드는 것이 바로 홈런이다.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두 선수가 리그를 떠나면서 자연히 전체 홈런수 저하가 예상된다.
'국민타자' 이승엽(39)이 전성기였던 2004년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입단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2001년 39개, 2002년 47개, 2003년 5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 3연패'를 달성한 이승엽이 리그를 떠나자 홈런수가 급감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년 연속 1천개가 넘었던 리그 총 홈런수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연속 세 자릿수로 떨어졌다. 여러가지 영향이 있었겠지만, 이승엽이 빠진 공백이 역시 커다란 이유 중 하나였다.
홈런왕의 가이드라인 또한 낮아졌다. 2004년 박경완(SK)이 34개로 홈런왕에 오르더니 2005년 서튼(현대)이 35개, 2006년 이대호(롯데)는 26개의 홈런으로 타이틀을 가져갔다. 2006년 이대호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유일하게 30홈런 이하로 홈런왕이 된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후 2010년 이대호(롯데)가 44개의 홈런으로 다시 한 번 홈런왕에 오르기 전까지 누구도 40홈런을 넘기지 못했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 이후로는 다시 30개대 선에서 홈런왕이 결정됐고, 박병호가 지난해부터 다시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2년 연속 50홈런은 이승엽도 이루지 못한 최초의 기록.
당장 내년 시즌에는 테임즈(NC)와 최형우(삼성)가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 테임즈와 최형우는 각각 47개(3위), 33개(5위)의 홈런을 기록했다. 강민호(롯데)도 35개(4위)의 홈런으로 데뷔 첫 30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장타력에 눈을 떴다.
그 중에서도 테임즈의 홈런왕 가능성이 가장 높다. 테임즈는 지난해에도 3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힘과 배트 스피드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그는 벌써부터 내년 시즌 50홈런을 목표로 내걸었다. 최형우는 2011년 30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적이 있지만, 아직 40홈런을 넘어선 적이 없다.
스타가 떠난 자리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해 메울 수 있다. 홈런왕도 마찬가지. 이승엽이 떠났을 때처럼 박병호가 비운 자리 역시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누군가는 새로운 홈런왕으로 탄생해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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