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어쩔 수 없이 어색한 옷을 입었지만 빨리 적응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이다.
손흥민은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에버턴전 대기 명단에 포함됐고 후반 24분 교체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경기 일정이 빡빡한 박싱데이 기간 손흥민은 적어도 1경기는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계속 벤치 신세였고 이날도 교체로 나서면서 정규리그 6경기 연속 벤치멤버라는 냉엄한 현실과 마주했다.
인상적인 골을 넣었어도 교체 멤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29일 왓포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계속 그를 조커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손흥민이 확실한 주전이 아니라는 현실을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격 2선에서 활약하는 손흥민은 팀내 경쟁에서 밀려 선발로 나설 틈이 없다. 원톱 해리 케인은 11골을 넣으며 초반 부진에서 깨어났다. 케인을 보조하는 에릭 라멜라-델리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이어지는 공격 2선의 호흡도 대단하다.
토트넘은 34골을 기록 중인데 케인 11골, 알리 5골, 라멜라 3골, 에릭센 2골 등 주전 공격수들의 골 감각이 좋다. 이들에 밀린 타운센드는 이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실력 발휘를 해 자신의 기량을 어필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시절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넘어오면서 완벽한 주전으로 거듭났다. 조커로 활약했던 기억이 한참 전의 일이다. 이제 토트넘에서는 조커로라도 능력을 보여주며 지속적인 활약이 필요하다.
에버턴전에서 토트넘은 19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1골에 그쳤다. 유효슈팅은 4회였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에게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분명한 공격력을 보여달라는 포체티노 감독의 메시지가 있었다.
그렇지만 손흥민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에버턴전에서는 볼을 잡고도 상대에게 뺏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체력은 문제가 없었지만 다른 동료와의 효율적인 움직임이 부족했다. 손흥민을 상징하는 호쾌한 슈팅도 반박자 빠른 에버턴의 수비에 막히는 등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물론 아직 손흥민이 실력을 보여줄 무대는 많다. 정규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FA컵 등이 기다리고 있다. 되돌아 보면 지난해 손흥민이 부상으로 잠시 빠진 사이 토트넘은 지금의 공격 2선 진용을 구축했다. 손흥민으로서는 조커로 나서도 골을 넣는 능력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나서도 충분히 쓸모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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