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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근]유승호, '리멤버'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앞선 두 작품 부진 속에 '리멤버'로 빛나

[정병근기자] 누적 관객수 62만의 영화 '조선마술사', 존재감 없이 종영한 드라마 '상상고양이'. 유승호가 군 제대 후 받아든 두 과목 성적표다. 낙제 수준이지만 마지막 한 과목이 살렸다. 바로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다.

유승호는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드라마 '상상고양이'를 선택했다. 실제 '애묘가'인 그가 애정을 갖고 선택한 첫 안방 복귀작인데다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 첫 주연으로 캐스팅 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반향은 크지 않았다. 고양이와 인간의 동거를 그린 소재가 생소하기도 했고, 크고 작은 갈등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내용은 따뜻한 울림을 안겼지만 그게 다였다.

유승호는 자신의 몫 100% 그 이상을 해냈다. 까칠하면서도 순수한 청년 종현을 잘 소화했고, 무엇보다 고양이 복길이와 교감 연기를 섬세하게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으로 시작해 무관심으로 끝난 드라마에 모두 묻혔다.

'상상고양이'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실패로 귀결될 즈음인 지난달 30일 영화 '조선마술사'가 개봉했다. 시작은 좋았다. 개봉 첫 날 12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2015년 하반기 개봉한 로맨스 멜로 장르 영화들 중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보름간 관객수 50만 명을 보태는데 그쳤다. 개봉관이 확 줄어든 상황이라 누적 관객수 100만 명도 넘기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유승호의 군 제대 후 행보는 위태롭다. 하지만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의 질주가 앞선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리멤버'는 절대기억력을 가진 천재 변호사가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린다. 유승호는 절대 기억으로 사형수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는 고졸 중퇴 출신의 국내 최연소 변호사 서진우 역을 맡았다.

'리멤버'는 주목도에 비해 시작은 다소 초라했다. 1회 시청률이 7.2%에 그쳤다. 이후 상승세가 가파르다. 2회에서 2.5% 포인트 상승한 9.7%를 기록했고 3회에서 곧바로 10%를 넘겼다. 또 한 주를 쉰 7회는 15.7%로 1회의 두 배를 넘겼다. 13일 방송된 9회는 16.4%를 기록했다.

유승호는 절대악 남규만을 연기하는 남궁민, 조폭 검사 박동호 역의 박성웅, 열혈 검사 이인아 역을 맡은 박민영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모든 배우들이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지만 유승호는 단연 이 중심에 있다. 그는 이들 모두와 각각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아버지 서재혁을 연기하는 전광렬과의 애절한 부자 케미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리멤버'는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은 상황이라 지금의 기세라면 시청률 20% 돌파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박성웅은 과거 유승호와 얽힌 교통사고의 비밀을 알게 됐고, 유승호의 복수극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 흥미 요소는 충분하다.

제작진은 유승호의 제대 시점에 맞춰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왜 그렇게까지 유승호에 집착했는지는 그가 연기하는 서진우 캐릭터를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리멤버'는 유승호에게 집착한 보람을 느끼고 있고, 유승호 역시 '리멤버' 덕에 살았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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