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무림학교'가 화제성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무림학교'(극본 양진아 연출 이소연)는 정직, 신의, 생존, 희생, 소통, 관계 등 사회에 나가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덕목을 배우는 20대 청춘들의 액션 로맨스 드라마. 특히 KBS가 신 한류 육성을 위해 준비한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무림학교'는 첫 방송 이후부터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외딴 산골에 '한국판 호그와트' 무림학교가 존재한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하지만 이후 펼쳐지는 빈약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 '개그콘서트'보다 황당한 컴퓨터그래픽(CG)과 어딘지 모르게 어설픈 연출력은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제작진의 의도를 쫓아오지 못하는 KBS의 기술력은 시청자들에게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제작진은 '해리포터'와 '화산고' '킹스맨'의 매력을 모두 가져온, 새로운 시도의 장르물이라고 자부했지만 정작 결과물은 그에 비견할 수 없을만큼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1회 무림고수 황무송(신현준 분)은 실제 아이 대신 인형을 안고 숲속 액션신을 펼쳤다. 특히 고난위 액션을 선보일 때마다 힘없이 흔들리는 인형 다리는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2회에서는 시청자들이 '올해의 레전드'로 꼽는 '튀김폭탄신'이 펼쳐졌다. 제작진은 기름이 튀고 튀김이 날아가는 장면을 슬로모션으로 처리하며 진지하게 튀김과 사투를 벌이는 배우들을 되레 부끄럽게 만들었다. 3화에서도 실소연발은 계속됐다. 윤시우(이현우 분)가 산짐승를 맞닥뜨리는 장면은 흡사 동물 다큐멘터리를 짜깁기한 듯 어색했고, 장면마다 뚝뚝 끊기는 연출은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주연배우들의 연기력도 아쉽다. 신현준, 장광, 이범수, 이문식 등 탄탄한 조연진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청춘배우들의 날것 그대로의 연기는 여전히 보기 힘겨운 수준. 하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외국인들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 잔뜩 힘이 들어간 캐릭터, 과장된 제스처와 허세충만 대사는 어찌하면 좋을까.
제작진의 의도된 B급 병맛코드인지, 지나친 자신감이 만들어낸 폐해인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20부 방송 중 고작 3회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기는 이르기 때문. 하지만 정확한 건, 현재의 '무림학교'는 어설프고 위태롭고 염려스럽다. 제작진의 조속한 발상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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