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응답하라 1988'의 종영 후유증은 예상보다 컸다. 그 시절 친구들과 가족, 이웃들까지 아련한 추억을 일깨운 작품이라 허전함이 컸고, '남편찾기' 숨바꼭질이 끝난 후 긴 여운을 남긴 결말이 그랬다. '응팔'을 떠난 보낸 배우들은 어떤 마음일까.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선우 엄마, 선영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던 김선영을 지난 26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가 종영한지 2주일 가까이 흘렀건만, 아직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기엔 그 고마움과 애정이 너무 큰 작품이다.
김선영은 "촬영장 가는 게 너무 좋았다. 맨날 찍어도 좋고, 더 찍고 싶었다"라며 "드라마 촬영이 끝나자 생각 이상으로 많이 슬펐다. 마지막 촬영날 돌아오면서 한마디도 안 나올 정도로 섭섭했다"고 털어놨다. '응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드라마 종영 후 SNS는 '응팔' 이야기로 들끓었다. 타 드라마의 종영보다 더 진한 아쉬움으로 넘쳐났다. 마지막까지 이토록 뜨거웠던 드라마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 아련했던 추억 소환에 대한 고마움도 한 켠을 차지했을 테고, '어남택'으로 끝난 '남편찾기'의 후폭풍의 영향도 있었다.
드라마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선영은 애당초 남편찾기에 관심이 없었다고 웃었다. '응팔' 제작진이 애당초 하고 싶었던 건 가족극이었고, 김선영도 그 의도대로 가족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싶었다.
김선영은 "'응팔' 처음 시작할 때 신원호 감독님이 '망할 거다'라고 이야기 했었다. 가족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전작들처럼 될 수가 없다는 거였다. 시청률 신경 안 쓰고 연애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거라고 말했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제작진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그러한 점이 4,50대 시청자들을 끌어당겼고, 생각지 못한 시청률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응팔' 남편찾기가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응팔' 결말 파장이 컸다고 한다.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하니 둘 중 한 명은 남편이어야 하는데, 사실 난 남편찾기에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주변에서 난리였다. 밤 11시에 전화가 와서 남편이 누구냐고 묻는 지인들도 있었다. 내가 관심이 있었으면 감독님에게 남편이 누구냐고 졸랐어야 했을텐데 그러지 않았다. 흥미진진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둘 중 하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그러면서 "그냥 대본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 드라마 스태프들도 잠을 거의 못 자고 촬영했다. 드라마 안에서와 밖에서의 파장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응답하라 1988' 이후 바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영화 '원라인'에 캐스팅 됐으며, 드라마도 조율하고 있다. 김선영은 "'응팔'의 여파가 한동안 클 것 같다"라면서도 "대사 한 줄을 뱉어도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겠다.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웃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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