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신태용호의 최전방 공격수 김현(제주 유나이티드)은 올림픽 대표팀 소집 후 골을 넣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공격수는 골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골 넣는 모습이 뜸하니 비판을 넘어선 비난까지 쏟아졌다.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리우 올림픽 예선 조별리그 3차전 이라크전에서 골맛을 봤지만 8강 요르단전에서는 침묵했다. 그래도 신태용 감독은 김현을 중용하며 기죽지 않게 애를 썼다.
김현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강전 카타르와 경기에 선발로 나서 후반 종료 직전 진성욱(인천 유나이티드)과 교체될 때까지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했다. 한국의 3-1 승리에 김현의 공이 적지 않았다.
황희찬이 발목 부상으로 선발 제외돼 이날 김현은 원톱으로 나섰다. 장신인 그는 카타르 중앙 수비수와의 공중볼 경합을 이겨냈다. 동료들은 의도적으로 공중볼 전개에 의한 공격을 자주 시도했고, 김현은 헤딩으로 2선 공격진과의 연계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골은 없었지만, 죽을 힘을 다해 뛴 김현이 보여주고 싶었던 투지와 정신력을 다 보여줬다.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는 다리 경련으로 나타났다.
경기 종료 후 김현은 그라운드에서 환하게 웃었다. 후반 44분 터진 권창훈의 결승골 장면에 김현의 기여가 있었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으로 빠져 들어가는 이슬찬에게 연결해줬고, 이슬찬의 문전 크로스를 권창훈이 골로 마무리한 것이다.
김현은 "정말 기쁘다. 4년 간 고생한 것을 보상받은 것 같다. 꼭 이기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7월에 (리우올림픽을 위해) 다시 만나서 볼을 차고 싶었다. 경기 전 선수들과 '오늘 티켓 못 따면 다음에 못 보는 거 아니냐, (이겨서) 다음에 꼭 만나자'라는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절실하게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뛰었다고 말했다.
목표만을 위해 집중하면서 일부 팬들의 비난과 수비에 대한 걱정 등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늘도 고비였지만 8강전도 마찬가지였다. 초반에 잘 이어가다가 내가 들어가기 전에 분위기가 요르단쪽으로 넘어가더라. 감독님이 분위기 전환 좀 해달라고 당부했는데 동료들은 이미 지쳐 있었다. 그래서 반전이 어려웠다"라고 아쉬웠던 경기를 돌아봤다.
요르단전 후 비판 여론이 다시 들끓었던 것에 대해서도 "내 포지션이 그런 것 같다.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축구 생활이 10년 이상 남았는데 잘 이겨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1-0으로 앞서가다 1-1이 된 뒤 자존심이 상했었다는 김현은 "정신력으로 뛰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더 중요한 한일전이 남았는데 그 때도 잘 할 테니 응원을 부탁한다"라고 자신감을 갖고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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