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부담을 떨쳐내라.' 넥센 히어로즈의 새로운 외국인타자 대니 돈은 지난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많은 조명을 받는 선수일런지 모른다.
화려한 경력이나 이름값 때문은 아니다. 그는 넥센과 KBO리그를 대표하던 타자였던 박병호(미네소타)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시즌 26홈런을 쏘아올린 브래드 스나이더와 재계약하는 대신에 대니 돈을 선택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뒤 대니 돈을 팀의 새로운 4번타자로 기용하기로 일찌감치 마음을 정했다.
염 감독은 "국내선수들에게는 일단 (박)병호가 나섰던 4번타자 자리를 맡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국내선수가 4번 자리에 바로 올 경우 심적으로 부담을 더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장기적으로 병호처럼 국내선수 4번타자를 키우는게 목표이자 과제"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돈의 수비 위치에 대해서는 "병호가 봤던 1루수 뿐 아니라 우익수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돈은 미국 애리조나에 마련된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 만났다. 상견례를 가진 뒤 곧바로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돈은 "1루수와 외야 모두 편하다"며 "둘 다 뛰어봤기 때문에 괜찮다. 좌우 외야 코너와 1루수가 주포지션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자리든 맡겨만 준다면 열심히 뛰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무래도 관심이 가는 건 돈의 장타력과 타격 파워다. 돈은 "완벽한 거포형 타자는 아니지민 그래도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다"고 웃었다. 그는 "홈런이나 타점 등 수치로 나타내는 부분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돈은 "KBO리그의 여러 수치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솔직히 말해 아직 잘 모르겠다"며 "리그와 팀에 대한 적응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홈런과 타점 등을 떠나 타석에 나와 타격을 잘하는 데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내 할 일만 잘한다면 시즌이 끝난 뒤 좋은 성적표를 받을 거라고 본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그는 "홈런을 펑펑 쏘아올리기보다는 컨택과 2루타 등으로 루상에 나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게 더 중요하다"며 "그 부분이 내가 가진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프링캠프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팀 적응도 잘해나가고 있다. 돈은 "새로운 팀 동료들 모두 나를 항상 도와주려고 한다"며 "그런 부분이 인상적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좋다"고 애리조나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며 "정규리그에서 팀이 많은 승수를 쌓고 포스트시즌에서 끝까지 올라가는 일만 생각하겠다"고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넥센은 그동안 클리프 브룸바, 덕 클락, 코리 알드리지, 비니 로티노, 스나이더 등 5명의 외국인타자가 뛰었다. 한 시즌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은 2009년 브룸바가 갖고 있다. 그는 당시 27홈런을 쳤다. 박병호에 뒤이어 팀의 4번타자로 나설 돈이 우선 넘어야 할 숫자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