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걸스데이 혜리가 이만큼 잘할 줄 누가 알았을까. 혜리는 '응답하라 1988'에서 사랑스러운 덕선이에 '빙의'됐고, 대세 소녀가 됐다.
최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이번에도 스타들의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평균 19.6%, 최고 21.6%라는 케이블 역사상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무리 한 '응팔', 그 중심에는 첫사랑 소녀 혜리가 있었다.
지난 27일 성수동의 한 호텔에서 혜리를 만났다. 밝은 표정, 싹싹한 말투, 호탕한 웃음과 사랑스러움까지, 드라마를 그대로 뚫고 나왔다고 해도 될만큼 혜리는 덕선과 닮아있었다.
혜리를 보고 덕선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제작진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혜리가 덕선인지, 덕선이 혜리인지 모를 만큼 혜리는 캐릭터에 완벽 빙의됐다. '성사장~ 반갑구먼 반가워' 동네 아저씨 김성균과 '코믹 콤비'로 웃음을 안기고, 류준열-박보검 등 삼각 로맨스의 중심에 서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아버지의 퇴임식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둘째딸 덕선은 또 얼마나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는지. 혜리는 연기로 응답했다.
혜리는 '응팔'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며 연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 혜리는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많이 걱정했었다"고 털어놨다.
"전 그렇게 걱정을 안 했어요. 저까지 걱정을 하면 걱정이 넘쳐흐를 것 같아서, 그보다 덕선이를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컸죠. 저보다도 더 저를 믿어주는 분들이 많았죠. 굉장한 제작진들이 저를 믿어줬기 때문에 '내가 뭐가 있나보다. 잘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했죠. 이 작품에서 내가 튀면 어떻게 할까,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어요.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연기돌'에 편견을 갖는 이들을 원망하진 않았다. 대중들의 우려 섞인 시선은 어쩌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생각처럼 큰 압박을 받거나 상처를 받진 않았어요. 제가 생각해도 연기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한 것 같아요. 물론 믿음이 있는 분도 있었겠지만(웃음) 많은 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 했기 때문에 제가 안고 가야할 문제였고, 넘어야 할 큰 산이었죠."
지난 5월 작품에 캐스팅 된 이후 혜리는 치열하게 덕선을 만났다. 제작진이 섬세하고 꼼꼼하게 덕선을 잡아줬다면, 그 이후는 혜리의 몫이었다. 매회 촬영을 하며 주체없을 정도로 눈물을 쏟을 만큼, 덕선의 캐릭터에 몰입했다.
"덕선은 감정도 확실한 친구고, 슬펐다가 좋았다가 기뻤다가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은 친구죠. 쾌활한 모습은 저와 닮았어요. 덕선의 멍청한 면은 안 닮았죠. 전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웃음). 나도 모르는 내 모습들, 제3자가 관찰자 입장에서 보는 모습들은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제 모습에서 덕선을 꺼내는 것을 중점에 두고, 덕선을 맞춰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혜리의 연기에 박수를 쳐주고 있다. 그녀가 연기한 덕선 덕분에 지난 날을 소환했고, 위로도 받았고, 많이 웃었다. 혜리 스스로도 "잘 해냈다"고 환하게 웃으며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아직은 덕선을 떠나보내기가 못내 아쉬운 혜리다. 그는 "덕선이가 마음에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사랑한 덕선이만큼, 시청자들도 덕선이를 많이 사랑했다고 생각했다. 모든 게 예뻤던 아이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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