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 시즌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최우수선수). 프로 원년이던 1982년 '불사조' 박철순(OB)을 시작으로 이만수(삼성), 선동열(해태), 장종훈(빙그레), 이승엽(삼성)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MVP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MVP는 아무나 받을 수 없는 최고의 상이다. 2009년 김상현(KIA), 2014년 서건창(넥센)처럼 깜짝 MVP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들 중에 MVP의 주인공이 탄생하곤 한다. 따라서 시즌 전 MVP 후보를 꼽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30)는 역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테임즈는 이미 지난해 40-40클럽 가입, 두 차례 사이클링히트 기록, 타율·득점·출루율·장타율 4관왕 등을 앞세워 MVP를 수상했다.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8년만의 외국인 수상이었다.
◆박병호·나바로 떠나 야수 중 '독보적'
올 시즌 테임즈의 MVP를 쉽게 예상해볼 수 있는 이유는 야수 쪽에서 테임즈를 견제할 만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테임즈와 MVP를 놓고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하며 KBO리그를 떠났다. 홈런 2위(48개)에 올랐던 나바로 역시 일본 지바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난해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테임즈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새로운 외국인 강타자들도 KBO리그에 데뷔하지만, 테임즈의 아성을 넘기란 쉽지 않을 전망. 이름값이 높은 선수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MVP를 수상한 테임즈의 지난해 역시 KBO리그 적응을 마친 NC 입단 2년차 시즌이었다.
◆박석민 가세 '시너지 효과' 기대
비시즌 중 테임즈에게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NC가 FA 최대어 박석민을 영입한 것.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중심타선을 갖추게 된 NC다. 박석민이 중심타선에 포진하면 테임즈에 대한 상대팀의 견제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해까지는 나성범과 이호준이 테임즈의 덕을 많이 봤다. 부담스러운 상대 테임즈가 4번에 버티고 있으니 투수 입장에서는 그 앞뒤에 포진한 나성범, 이호준과의 승부를 피할 수 없었던 것. 이제는 테임즈도 박석민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목표' 달성하면 MVP는 따라온다?
목표만 달성하면 한 번 더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테임즈는 지난해 MVP를 수상하며 "첫 시즌 목표가 30홈런이었는데 달성했고, 올 시즌에도 40홈런을 치고 싶었는데 해냈다"며 "내년에는 50홈런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50홈런은 MVP 수상의 보증수표와도 같다. 역대 50홈런 이상을 때려낸 경우는 총 5차례 있었다. 1999년 이승엽(54개), 2003년 이승엽(56개), 2003년 심정수(53개), 2014년 박병호(52개), 지난해 박병호(53개)가 그 주인공. 그 중 2003년 심정수와 지난해 박병호를 제외하면 모두 50홈런이 MVP로 이어졌다.
2003년 심정수는 같은 해 이승엽이 더 많은 홈런을 때려내 MVP를 수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난해 박병호는 테임즈의 엄청난 기록에 MVP 수상을 저지당했다. 테임즈가 목표인 50홈런을 때려내면 MVP 연속 수상 가능성은 한껏 높아진다.
◆외국인 선수 최초 MVP 2연패
테임즈는 MVP 2연패에 도전한다. MVP 2연패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4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1989년~1990년 선동열, 1991년~1992년 장종훈, 2001년~2003년 이승엽(3연패), 2012년~2013년 박병호가 달성했다. 모두 KBO리그를 대표하던 슈퍼스타들이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가 MVP 2연패를 이뤄낸 역사는 없다. 1998년 우즈(OB), 2007년 리오스(두산), 그리고 지난해 테임즈 등 3차례 외국인 MVP가 탄생했을 뿐이다. 만약 테임즈가 올 시즌에도 MVP를 수상한다면, '외국인 선수 MVP 2연패'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KBO리그에 탄생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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