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은 2년 전인 지난 2014년 KBO리그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였다.
그는 KBO리그 출범 후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에 올랐다. '타격의 달인' 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을 비롯해 '야구 천재'로 불리던 이종범과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2천318개)의 주인공 양준혁(이상 현 MBC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 등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작성했다.
서건창은 2014시즌 128경기에 나와 201안타(543타수)를 쳤다. 3할7푼이라는 높은 타율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더 조명을 받은 건 안타 개수다. 그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개인 200안타를 쳐낸 선수가 됐다.
◆200안타=MVP?
서건창은 2014시즌 상복이 터졌다. 개인 기록 부문에서 최다안타를 비롯해 타격, 득점(135점) 1위를 차지했다.
서건창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당시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 야마이코 나바로(현 지바롯데)를 제쳤다. 나바로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팀의 4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다.
서건창은 신인왕을 차지했던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황금장갑을 끼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보다 더 큰 영광이 있었다. 바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선정이다.
그는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가 2008시즌 1군에서 단 한 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돌고 돌아 다시 한 번 육성선수로 넥센에 왔고 정식 계약 후 대박을 터뜨렸다. '미생'에서 '완생'으로 거듭났다.
서건창이 올 시즌 다시 한 번 200안타를 기록한다면 골든글러브 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MVP에 다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한 번도 아닌 두 차례나 200안타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짝수해 '좋은 예감'
서건창은 지난 시즌 팀 안팎으로 많은 조명을 받았다. kt 위즈의 1군리그 참가로 정규시즌 경기수가 종전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었다.
그 전 해에 128경기에 나와 201안타를 쳤기 때문에 서건창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훨씬 더 많은 안타를 칠 것이라 기대됐다. 그러나 서건창은 우울한 시즌을 보냈다. 세자릿수 안타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이유는 예상치 못한 부상 때문이었다. 서건창은 지난해 시즌 개막 직후였던 4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타격 후 1루로 뛰어가다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다행히 수술대에 오르지 않았지만 서건창은 지루한 재활을 거쳐야 했다.
부상으로 결국 지난 시즌 규정타석(446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8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8리(312타수 93안타)에 그쳤다. 3할에 가까운 타율이었지만 서건창이었기에 '아쉬운 성적'일 수밖에 없었다.
서건창은 올 시즌 넥센을 이끄는 중심 선수 노릇을 해야 한다. 팀 선수 구성도 많이 바뀌었다. 목동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뀐 홈구장만큼이나 '새로운 넥센, 시즌2'다.
서건창은 주장 자리를 베테랑 이택근에게 물려받았다. 선, 후배 사이에서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그런데 서건창에게는 좋은 예감이 있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KBO리그에서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모두 짝수해다. 반면 2013년과 지난해(2015년)에는 주춤했다.
서건창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행운도 준비하고 평소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것을. 요행을 노리고 있다면 될 일도 안된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넥센은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위즈) 등이 팀을 떠나 공격력과 타선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건창은 그렇지 않다고 여긴다. 자신이 앞장서서 활약하고 또 새로운 얼굴들이 나올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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