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른 포항 스틸러스가 경쟁력을 보여줄까.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하노이T&T FC(베트남)와 경기에서 심동운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본선 티켓을 확보한 포항은 H조에 편성,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시드니FC(호주), 우라와 레즈(일본)와 싸워야 한다. 최진철 감독이 새로 부임하고 김승대, 김태수, 고무열, 신진호, 조찬호 등 주전 자원이 대거 팀을 떠난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포항이라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결과가 중요했던 하노이전에서 이기긴 했지만 포항은 지난 1월 태국 전지훈련에서 체력과 조직력을 만드느라 완벽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몸 컨디션을 그대로 노출했다. 수비는 일부 흔들렸고 공격 역시 측면으로 이동한 라자르 베셀리노비치와 원톱 양동현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그나마 심동운의 재발견으로 한시름 덜었고 손준호가 공격적으로 전진해 패스 능력을 보여주며 포항 유스 출신의 힘을 과시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주장인 미드필더 황지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버텨낸 것도 다행스러웠다.
선수들 전체가 100%가 아닌 컨디션임을 감안해도 최진철 감독이 원하는 빠른 패싱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노이는 본선에서 만날 세 팀과 비교해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FC서울이 역시 하노이를 맞아 7-0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던 것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포항 한 관계자는 "첫 경기라는 부담감을 넘어섰지만, 동계훈련에서의 연습경기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라며 애매한 시기의 경기로 실력 발휘가 힘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진철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경기까지 남은 2주간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했다. 오는 24일 광저우 원정 첫 경기까지 수비 조직력 다듬기에 주력한다. 광저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공격수 잭슨 마르티네스를 영입하는 등 여전히 돈의 위력을 과시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광저우의 자금력 앞에서 포항은 조직력으로 맞선다. 수비 불안만 해소한다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최 감독도 광저우전 구상으로 "공격적으로 맞서겠다"라며 초짜 감독답지 않은 포부를 내놓기도 했다. 남은 시간 서서히 선수들의 몸 컨디션을 끌어올려 정상적인 수준으로 광저우전을 치르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구상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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